자급제용 갤럭시S9이 자급제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자급제용 갤럭시S9의 판매량은 1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국내 통신시장에 ‘자급제’가 안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이 이 같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자급제용 갤럭시S9은 이미 10만대 이상 판매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알뜰폰 업계의 통신 서비스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호하지만 통신비는 인하하려는 국내 통신 시장의 성향이 일치한 결과로 풀이된다.

◇ ‘자급제용’ 갤럭시S9, 10만대 판매… 의미 있는 수치

단말기 자급제를 찾는 통신 소비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단말기 자급제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휴대폰을 구매하는 제도로, 일반적으로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대리점 및 판매점의 고가요금제 강매를 피할 수 있고, 스마트폰 구매 후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말기 자급제는 2012년부터 부분적으로 도입됐지만 국내 소비자에게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자급제가 자리 잡기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지난 16일 출시된 ‘갤럭시S9’이다. 국내에선 최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자급제용 스마트폰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갤럭시S9이 출시되기 전까지 고가폰에 해당하는 모델이 자급제용으로 출시된 적은 없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예약 판매 수치까지 합산한 자급제용 갤럭시S9의 판매량은 현재 1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통신3사를 포함한 전체 판매량 기준에서 높은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기존 자급제용으로 출시됐던 중저가 스마트폰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치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자급제용 갤럭시S9이 10만대까지 판매될 수 있었던 것은 통신 소비자들의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스마트폰 도매 평균판매단가(ASP)는 466달러(약 50만원)로 집계됐다. 전 세계 2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미국, 중국 등의 글로벌 시장 대비 평균판매단가가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고가 스마트폰을 선호할수록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도 높아진다.

갤럭시S9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중저가폰으로는 제도 자체가 흥행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갤럭시S9으로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여기에 높은 통신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자급제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급제폰+알뜰폰 통신 서비스’ 방식으로 갤럭시S9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증가했다는 의미다.

◇ 자급제 수혜 ‘알뜰폰’ 살아날 수 있을까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는 자급제용 갤럭시S9의 판매 흥행에 따라 유심 요금제 혜택을 강화하며 유통 채널도 확대했다.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옥션 홈페이지>

자급제용 갤럭시S9의 판매가 흥행하고 있다는 것은 알뜰폰 업계의 상황에서도 알 수 있다. 갤럭시S9 출시 이후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급제를 통해 원하는 모델의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통신3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가장 큰 수혜는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가 받고 있다. 자급제 활성화로 변화된 모바일 유통 형태를 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절약되는 통신비의 폭은 크다. 예를 들어, CJ헬로 기준 10GB 요금제를 2년간 사용하면 통신요금은 약 47만원이다. 동일 데이터 기준 통신3사의 서비스를 2년간 사용하면 약 158만원이다. 110만원 이상의 통신비가 절약되는 셈이다. 자급제 활성화에 따라 알뜰폰에 관심이 높아지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CJ헬로는 이 같은 통신 시장의 분위기를 활용해 자사 상품 판매량을 높이고 있다. CJ헬로의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은 지난 15일부터 지마켓, 옥션 등의 오픈마켓에서 유심 요금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옥션에서는 5일 만에 1,000건에 가까운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지마켓에서도 340개 이상의 상품평이 게재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CJ헬로뿐 아니라 다양한 알뜰폰 업체들도 유심 요금제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CJ헬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최근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유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판매량은 높은 상황이다. 자급제가 흥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유심 요금제 등의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CJ헬로만의 자급제용 스마트폰 모델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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