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쏘카는 8,500여대의 차량을 운영 중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이후, 우리 사회에서 자동차는 소유의 개념이 강했다. 이른바 ‘마이카 시대’의 자동차는 부와 성공, 그리고 중산층을 상징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은 최근 크게 변하고 있다. ‘카셰어링’이 등장하면서 소유가 아닌 공유, 그리고 실리적 측면의 접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카셰어링은 자동차를 제각기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차량을 필요한 때에만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역사회 단위나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기도 하고, 업체를 통해 이용할 수도 있다. 차량 구입에 대한 부담은 물론 관리나 처분의 고민도 덜어준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한 절차만 거치면 이용할 수 있고, 상황에 맞는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울러 사회적으로는 환경오염, 주차난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카셰어링이 국내에서 민간업체를 통해 서비스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그린카’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그린카는 당시 한 달 만에 회원수가 1만 명에 달하고, 두 달 만에 3만 명을 돌파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이듬해엔 ‘쏘카’가 제주도를 시작으로 카셰어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7년이 지난 현재, 두 업체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쏘카는 현재 전국에 3,200여개의 쏘카존(대여장소)과 8,500여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수는 360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린카도 그린존(대여장소) 2,800여개와 6,000여대의 차량을 운영 중이고, 회원수는 250만명에 달한다. 그린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내 카셰어링 업체 중 가장 많은 친환경자동차를 운영하고 있다.

규모와 함께 매출액도 크게 증가 중이다. 2014년 147억원이던 쏘카의 매출액은 2015년 448억원, 2016년 908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성장세는 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린카는 따로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역시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그룹과의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그린카는 이름에 걸맞게 친환경부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괄목할 성장을 이룬 카셰어링 업계지만, 아직은 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의 유력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2030년 전체 자동차산업에서 카셰어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카셰어링 개념이 보편화됐고, 지자체나 법인 차원의 참여도 늘고 있는 추세다.

쏘카와 그린카 모두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쏘카는 어디서든 5~10분 이내에 쏘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도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또한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차량이 찾아가는 ‘부름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도 마련하고 있다. 그린카는 롯데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특히 친환경적인 부문에 주력할 계획이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쏘카는 매년 증가하는 매출액만큼 적자 폭도 커지는 추세다. 초기 투자비용이 큰 사업구조 때문이다. 차량구입은 물론 주차장 확보와 차량정비 및 관리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 차량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어 통합관리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린카는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덕분에 이러한 고민이 덜한 편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의 유통네트워크에 그린존을 마련해놓고 있어 주차비 부담이 덜하고, 차량정비 및 관리는 계열사 롯데오토케어를 통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속해있는 만큼 공격적 확장에 앞서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쏘카와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카셰어링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다. 흡연이나 쓰레기 투기 같은 이용자의 비매너 행태와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이다. 또한 사고 시 고객과의 책임소지 문제도 꾸준히 대두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앞으로도 인프라 확장을 위한 투자와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자율주행기술,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의 발전과 함께 카셰어링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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