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양창호 전 의원으로부터 입당원서를 받은뒤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당무에 전면 복귀했으나 아직까지는 '안철수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참신한' 인재 영입으로 당 지지도를 높이겠다는 것이 안 위원장의 대외적 전략이지만, 청와대발 개헌 등 굵직한 현안에 밀려 지지도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5.9%로 지난주 대비 1.1%p 하락했다. 경기·인천·PK·충청권, 50대이상·20대, 보수층·중도층 등 대부분의 지역·계층에서 소폭 이탈하며 2주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최저치를 경신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 4.1%,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위원장은 복귀 이틀 만인 지난 20일 인천송도 특혜 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을 인재영입 1호 인사로 소개했다. 풍부한 정무경험을 갖추면서도 도덕적 흠결이 없는 '청렴한' 인재를 영입해 당 이미지를 알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한 것과 비교하면 파급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당은 현재 배현진 전 아나운서를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지방선거의 핵심은 인재영입인데, 1호 인재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인재영입이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안 위원장은 전날 시도당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창당 이후, 올림픽·대북 대화 관련한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우리 당의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다"며 "그렇지만 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꼭 만날 분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직접 가서 만나겠다"며 적극적으로 인재를 추천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재들의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형태로 인재영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홈페이지에도 '내 손으로 직접 인재를 추천하는, 온라인 공개 인재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국민을 바른미래당의 인재영입위원으로 모시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뉴시스>

대선주자였던 안 위원장이 직접 뛰고 있는데도 인재영입이 쉽지 않은 것은 왜일까. 당 안팎에서는 정체된 당 지지율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들 입장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15%는 나와야 패배하더라도 선거비가 보전되는데, 현재의 한 자릿수 지지율로는 선뜻 출마를 결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좋은 인재를 영입하려 했으나, 지지도 때문에 영입이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전·현직 지방의원 7명을 비롯해 780여 명의 당원이 입당하며 두 번째 인재영입 대상들이 소개됐지만 파급력 부분에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에서는 '곰팡내'가 나 뒤로 빼놨던 분들만 골라서 분리수거해 주시니 곰팡내가 없어져서 고맙기는 한데, 바른미래당에 곰팡내가 날까 미안하기도 하고 염려가 될 뿐"이라며 "그래도 인재영입이라며 기왕 데려가셨으니 탈취제라도 뿌려서 데리고 다니시라고 권해드린다"고 비꼬았다.

김효은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도 "안 위원장의 영입 야심작 2탄이 공개됐다. 기대하지 않았으나 너무 시시하다"며 "786명의 입당원서를 받아든 안 위원장의 흐뭇한 미소에서 한 명이 아쉬운 바른미래당의 당세가 느껴진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은 전국 시·도당 개편대회를 진행한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이후 아직 따로 운영되고 있는 시도당의 물리적 통합을 추진하며 지역 홍보를 통해 지지율 제고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원들 중심으로는 안 위원장의 조속한 서울시장 출마 선언과 유승민 공동대표 등 지도부와 현역의원의 지선 출마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사들 입장에서는 결국 당의 '간판'인 안 위원장의 이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4월초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당의 지도부나 전략 등 종합적인 판단을 갖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