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자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이시형 씨가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부인 김윤옥 여사는 대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들 이시형 씨를 비롯해 딸과 사위 등은 집밖에서 기다렸다. 23일 자정이 돼서야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담담한 표정이었다. 전날 미리 입장문까지 써뒀던 그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예감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MB는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측근들에게 악수를 청했고, 가족들에겐 손을 흔들었다. 취재진으로부터 심경과 정치보복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을 받았으나 답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호송차량에 올라탔다.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1시간 만에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담담했던 MB와 달리 그의 가족들은 감정에 북받친 모습이었다. 특히 시형 씨는 눈이 빨개지도록 눈물을 흘렸다. MB의 측근들에 따르면, 대문 밖으로 나오지 않은 김윤옥 여사도 자택 안에서 MB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 MB는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라면서 “자책감을 느낀다”고 했다.

앞서 MB는 법원의 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필로 쓴 입장문을 남겼다.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는 회한과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었다.

MB는 서울동부구치소에 도착한 뒤 일발인과 같은 수감 절차를 밟았다. 통상 입감할 때 교도관에게 이름과 주민번호 등을 말해 본인 확인을 끝내고 신체검사를 받는다. 수용기록부에 들어갈 ‘머그샷(mug shot)’은 수의로 갈아입은 뒤 촬영한다. 이제부터 MB는 수인번호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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