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을 앞두고 가족과 측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구속 전날 서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다. 정적을 깬 것은 옛 참모들의 방문이었다.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서류심사 결과를 앞두고 MB정부에서 일했던 참모들이 서울 논현동 자택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가장 먼저 자택을 찾은 사람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김효재 전 정무수석이었다. MB는 두 사람과 함께 50여 분간 차를 마시며 마음을 달랬다.

이후로 친이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 얼굴을 보였다. 권선동·김영우·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동관 전 홍보수석, 정동기 전 민정수석, 맹형규 전 행전안전부 장관 등이 차례로 MB를 만났다. MB는 사건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다만 ‘나 때문에 고생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B는 구속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도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격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면서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었다.

MB는 23일 자정을 넘겨서야 자택 밖으로 나왔다. 측근 25여명이 배웅을 위해 대문 밖으로 줄지어 섰다. MB는 이들과 악수를 나눈 뒤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아들 이시형 씨를 비롯해 딸과 사위 등은 눈물을 흘렸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대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