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일부 지역이 인물난에 고민하는 데 대해 고육지책 차원으로 이른바 '올드보이' 공천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9일 한국당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중앙-시도당 맑은공천 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리자 일부 지역에서 이른바 ‘올드보이’ 공천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당이 ‘새 인물’ 대신 ‘올드보이’ 공천에 나서데는 인물난에 시달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한국당이 ‘올드보이’ 공천을 시도한 지역은 서울·대전·충남 등 3곳에 이른다. 서울은 비교적 ‘참신한 인물’로 꼽혔던 홍정욱 전 의원이 지난해 말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공천 인물난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과거 노무현·이명박 정부 인사가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와 이 전 법제처장이 연이어 한국당 공천 제안을 고사했다. 이로 인해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전무한 상태다.

대전 역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한국당 후보로 낙점됐다. 당초 시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이장우·정용기 의원은 올해 초 “중앙정치에 매진하겠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지난 2006년 대전시장을 역임한 박 전 시장이 다시 한국당 후보로 나서게 됐다. 한국당도 지난 21일 박 전 시장(대전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경기도지사),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강원도지사)을 전략공천했다.

충남지사 선거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인물난을 겪고 있다. 충남지역 현역 의원인 이명수(아산 갑)·김태흠(보령·서천) 의원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충남지사 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한국당은 최근 이인제 전 최고위원 전략공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올드보이 공천 이유

한국당이 이른바 ‘올드보이’ 공천에 나서는 이유는 ‘인물난’ 때문이다. 참신한 인물을 찾지 못하거나 영입에 실패한 탓에 기존 기성 정치인이 공천 대상에 오르게 됐다.

특히 충남지사 전략공천 후보로 거론되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 합성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얻게 된 별명이다.

한국당 소속 정용선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신인을 배제한 채 기존 정치인 중에서 전략공천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정용선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정한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해야만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며 "상처 입은 충남의 명예와 무너진 도민의 자긍심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한국당 당원 20여명은 지난 24일 공천관리위원장인 홍문표 사무총장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전략공천은 충남지역 당 지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홍 사무총장을 비롯한 한국당 공천관리심사위 측은 이른바 ‘올드보이’ 공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