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KDB생명 사장(사진)이 경영정상화에 대한 해답을 찾을지 주목된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KDB생명의 앞날에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DB생명은 최근 정재욱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맞아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역력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누적 손실과 위축된 영업력을 감안하면 경영정상화까지 길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 손실 규모 눈덩이… 수익성 회복 '관건' 

KDB생명은 올초 유상증자로 재무건전성에 켜진 급한 불을 겨우 껐다. KDB생명은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07% 수준까지 떨어지며 비상이 걸렸던 바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쳐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간절한 SOS를 친 끝에 3,000억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107%까지 떨어졌던 RBC 비율은 당국 권고 수준인 15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한숨을 돌릴 틈은 없다. 악화된 수익 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자본 곳간은 다시 동이 날 수 있다.

KDB생명의 손실은 해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개별 기준 당기순손실만 7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년 손실(102억)보다 무려 659억원이 불어난 규모다.

일시적으로 손실이 급증한 것은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 중단과 희망퇴직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임직원 230여 명을 내보냈다.

또 지난해 RBC 비율이 당국의 권고치 이하로 떨어지며 시중은행들은 KDB생명의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전년 동기보다 90.2%가량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이어졌다. 다만 최근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판매 재개에 나섰다는 점은 다행인 점이다.

다만 위축된 영업력을 회복하는 작업은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KDB생명은 191개에 달하던 점포를 기존의 절반 수준인 99개로 줄었다. 비용 절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채널이 감소하는 만큼 영업력 부문이 위축될 수 있다. 더구나 지난해 경영난 혼란 속에서 흔들린 설계사 조직을 재건하는 것도 주요 숙제로 부각된다. 무너진 신인도 회복 역시 마찬가지다.

◇ 실무 경험 없는 비전문가 꼬리표 '부담' 

일단 공은 정재욱 KDB생명 사장에게 넘어갔다. 그는 상품과 채널의 재구성을 통한 수익성을 복원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2월 취임했다.

업계에선 그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그는 보험사 일선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는 인사다. 과거 보험개발원 부연구위원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치며 보험업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는 하나, 연구와 실무 경험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취임 초기인 만큼 자질론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비전문가 출신 이력에 대한 우려는 그의 극복 과제 중 하나다.

다행인 점은 산업은행이 경영정상화에 시간을 주기로 한 점이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20년까지는 KDB생명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KDB생명 경영난에서 회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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