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이용한 북한 1호 열차가 베이징역에 머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했던 북한 최고위급 인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확인됐다. 외신은 물론이고 복수의 국내언론들도 중국발 기사를 통해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 정상회담 소식을 전했다. 전날까지 “파악된 바 없다”던 중국은 28일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식 방문은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등과 함께 북한 1호 열차를 이용해 중국 단둥을 거쳐 26일 오후 3시경 베이징에 도착했고, 같은 날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리커창 총리 등도 배석했다고 중국 측은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극비방중 때 이용했던 조어대 18호에서 묵은 김 위원장은 27일 벤처기업단지인 중관춘을 방문했다. 당시 중관춘 일대에 중국 무장경찰이 철통경계에 나서면서, 어떤 인물이 방문하는지 현지인들의 관심이 컸다고 한다. SNS 등에서 김 위원장을 목격했다는 장소가 중관춘이었다. 북한 1호 열차가 베이징을 떠난 것은 같은 날 오후 3시다.

청와대는 27일 경 북한 최고위급의 방중사실을 일부분 사전에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김 위원장이었는지 김여정 제1 부부장이었는지는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했다. 실제 외신의 첫 보도가 나왔던 26일 저녁까지만 해도 김여정 제1 부부장일 것이라는 기류였다. <세계일보>는 정부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김여정 제1 부부장이 방문한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27일 아침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선회했다. 이 시점에서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북중 정상회담으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지렛대 삼아 북중 관계개선에 나섰고, 중국은 이른바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자는 차원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 일부언론은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것을 대비해 북한이 ‘보험’을 들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분명한 것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하나의 큰 변수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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