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사업 구조 개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미미하다. 특히 SK텔레콤이 최근 발표한 멤버십 제도는 순서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가 통신비를 인하하기 위해 다양한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들 3사는 데이터를 확대 제공하고, 약정 제도를 개편하는 등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체감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개편에 대해서는 실효성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통신비 인하 기조 맞추는 통신3사… 약정 없애고, 데이터 늘리고

국내 통신사들이 요금제 인하 등 통신비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들어 △약정제도(5일) △로밍요금제(22일) △멤버십제도(27일) 등을 지속적으로 개편했다. 자사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 매출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개선안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할인반환금 구조다. 일정 기간 이상 선택약정을 유지한 고객이 해지 시 할인반환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후 로밍요금도 개선했다. 3분 무료 통화, 30분 음성 통화 요금 1만원 등으로 혜택을 확대한 것이다. 멤버십 제도는 한도를 없애고, 특정일 혜택을 확대했다.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하는 ‘즐거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KT는 지난 14일 무약정 고객을 대상으로 32.8 요금제 데이터를 1GB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300MB에서 3배 이상을 늘린 셈이다. 아울러 KT 역시 선택약정 고객 재약정 시 잔여 약정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을 전액 유예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최고가 요금제를 폐지, 지난 2월에는 8만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변경했다.

◇ 통신사의 조삼모사 행보?… ‘실효성’ 지적되는 까닭

통신3사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 개편에 대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체감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통신3사가 사업 개편을 통해 고객들의 혜택을 확대하고 나섰지만 일부 개편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지적을 하고 있다. 통신3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개편은 ‘조삼모사’라는 주장이다. 잔 술수를 이용해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모습을 비유한 것으로, 결과는 같지만 당장의 변화를 이용해 남을 속이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통신사가 개편을 밝힌 일부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SK텔레콤이 최근 선보인 ‘한도를 없앤’ 멤버십 제도에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제공량도 다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는 요금제에 따라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할인폭이 다르다.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할인율과 사용 범위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사용 횟수가 제한적인 것도 문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통신3사의 멤버십 포인트 중 약 60% 가까이가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고객의 활동 반경 내에 포인트 제휴처가 없으면 멤버십 활용이 어렵고, 포인트 이용 횟수를 월 1회 혹은 주 1회 등으로 제한해서다. 이에 멤버십 한도를 없애기 이전에 사용 방식부터 개선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역시 지난해 3월 통신3사 멤버십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통신사 멤버십에 대한 이용률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만족도는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멤버십을 이용한 소비자는 66%로 집계됐다. 문제는 제휴처다. 제과점, 편의점, 카페 등을 제외한 모든 제휴처 이용률은 20%에 미치지 못해 통신3사의 많은 제휴처에 비해 실제 이용률은 낮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만족률 역시 49%로 전년 대비 2% 하락했다.

KT의 경우 최근 개편된 요금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무약정’ 가입자라는 조건이 붙는다. 고객 대부분이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만큼 약정에 가입하지 않는 고객은 드물다. 약정에 가입해야 더 많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실질적 데이터 혜택에 집중한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타사 대비 호평이 많은 상황이다. 11만원대 요금제를 폐지하고,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으로 가입 고객 대부분이 사용 가능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다만 고가요금제 기준의 데이터 혜택인 점이 아쉽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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