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구속을 면하게 됐다. 그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이후 귀가하면서 “죄송하다.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했다. 자신의 ‘불찰’이자 ‘잘못’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부끄러웠다. 그는 “구속되든 안 되든 제가 다 잘못한 일”이라면서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28일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풀려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이날 법원은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세 가지 혐의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바로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이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출신 여직원에 대한 성폭력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다.

영장심사를 맡은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둘째,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하는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법원의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시방석이다. 그는 의혹이 제기된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리석은 행동에 용서를 구한다”며 지사직에 물러났고, 지난 9일 검찰에 자진출두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당초 “국민들에게 그동안 보여줬던 실망감,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이라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했으나, 법원이 피의자 심문절차의 필요성을 이유로 영장심사를 다시 지정하자 마음을 돌려 법원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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