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단역배우 자매 사건에 대해 경찰청이 진상조사 전담팀을 꾸렸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단역배우 자매 자살사건에 대해 진상조사 전담팀이 꾸려졌다. 경찰은 자매가 자살하게 된 경위와 성폭력 사건, 수사 과정의 부적절한 처리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담팀은 본청 성폭력대책과와 검찰과, 수사과가 참여하며 청내 변호사 등 20여명 규모로 지난 29일 구성됐다.

단역배우 자매 사건은 2004년 발생했다.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가 상급자들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한 뒤 피해구제를 받지 못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A씨에 소개해줬던 동생도 죄책감에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를 격리하지 않고 피해 상황을 자세히 묘사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 또한 수사 중 지속적으로 A씨를 협박했고 결국 A씨는 고소를 취하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14년 전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미투 운동에 따른 영향이 컸다. 이후 지난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단역배우 자매 자살사건 재조사를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지난 26일 20만명을 넘어섰다.

전담팀은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 3명 중 현직에 남아 있는 2명에 대해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피해자 측 조사는 두 자매의 어머니를 대신 조사한다.

경찰청은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당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재조사를 하더라도 처벌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진상조사를 통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