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남제약이 최근 상장폐지 위기까지 직면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남제약이 급기야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 사측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내부 갈등 때문에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에 지켜보는 소액주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 주총 직전 또 소송전... 한숨 돌린 경남제약

경남제약이 30일 어렵사리 정기 주주총회를 마쳤다. 당초 경남제약 주총은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안건 일부를 철회하기 위해 이를 30일로 연기하고 지난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에서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 선임 등에 관한 안건을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후보자들이 이희철 전 대표와 최대주주 예정자(에버솔루션, 텔로미어)들이 요청한 인사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남제약 측은 최대주주 예정자에 대한 경영투명성 의구심과 이희철 전 최대주주의 주식 및 주주권 일체가 압류됨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희철 전 대표가 다음날인 27일 이사회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긴급 이사회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까지 모두 주총 개최를 3~4일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 측은 30일 주총 개최 직전 다시 이사회를 열고 26일 긴급 이사회 결의 사항을 다시 결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이 전 대표 등이 제안한 후보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날 법원은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고, 경남제약 측은 무사히(?) 주총을 마쳤다. 이날 경남제약은 모든 안건들을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남제약 경영권 분쟁은 올해에 더욱 격화되고 있다. 각종 소송으로 전쟁을 치렀던 경남제약은 최근에는 매출액 및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공사비를 부풀린 혐의로 과징금까지 부과 받았다. 이 과정에도 이희철 전 대표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 전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고 국세청 또한 이 전 대표의 경남제약 지분 전량을 압류했다. 이 또한 모두 3월 중 일어난 일이다.

이 전 대표의 지분이 압류됨에 따라 올해 초 이 전 대표가 추진하던 보유 지분 매각도 불투명해졌다. 더욱이 이 전 대표와 지분 매입 계약을 맺은 에버솔루션과 텔로미어가 페이퍼 컴퍼니로서 ‘기업 사냥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에버솔루션 측은 이 같은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 경남제약, 이번엔 상장폐지... 산 넘어 산

경남제약은 곧바로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사측은 한국거래소가 경남제약을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거래소가 경남제약의 상장폐지를 검토하는 이유 또한 현재 경영권 분쟁과 맞닿아 있다. 이 전 대표의 분식회계 고발건은 물론, 특히 이 전 대표로부터 회사를 인수하려는 두 업체에 대한 의구심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은 시일 내 경영계획서를 제출해 정상적인 주식거래가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남제약은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었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11월 레모나, 레모비타씨정에 대한 중국식약청(CFDA)의 승인을 받았다. 2014년 레모나의 보건식품 등록절차를 개시한 후 3년 만의 성과다. 이에 류충효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시무식에서 올해를 중국시장 진출 원년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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