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서현이 북측의 인기곡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1일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 동평대극장 공연에 참석했다. 북측의 최고지도자가 우리 예술단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부인 리설주, 김여정 제1 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정은 위원장 등 북측 요인들은 2층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했으며, 중간중간 박수로 화답하거나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출연진과 만나 일일이 악수하며 기념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며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2일 “좋은 분위기를 소중히 지켜가고 계속 키워나갈 때 우리 겨레의 앞길에는 언제나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화창한 봄과 오곡백과 무르익는 풍요한 가을만이 있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 중간 박수를 치며 우리 측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의 참석은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당초 3일 공연에 관람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예상과 달리 1일 참석이 정해졌고, 이에 따라 당초 5시 30분이었던 공연시작 시각이 두 차례 변경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깜짝 참석은 청와대도 사전에 몰랐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전조율은) 없었다”면서도 “남북대화와 화해를 진전시켜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 참석에 따른 북측의 제지로 우리 측 취재진은 카메라 기자 1명만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우리 예술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한편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등 11개 팀으로 구성된 우리 예술단은 성황리에 첫 공연을 마쳤다. 소녀시대 서현의 사회로 약 2시간 10분 간 진행된 공연에서 우리 예술단이 우리 대중가요와 북한 가요 26곡을 공연했고, 1,500여 명의 북측 관객들은 큰 박수소리로 호응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큰 호응에 우리 예술단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1일 동평대극장 공연을 마친 예술단은 오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한다. 특히 3일 공연은 북측 예술단과의 합동공연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예술단은 3일 공연을 마치고 당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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