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희 퍼시스 부사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가구기업인 퍼시스그룹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최근 손동창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세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승계 꼼수 잡음이 불거진 점은 부담으로 지목된다.

◇ 손동창 회장, 경영 일선 퇴진

퍼시스그룹 창업자인 손동창 회장은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말 퍼시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데 이어, 최근에는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놨다. 3월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퇴가 결정됐다. 그는 임기가 2년 넘게 남아 있었으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업계에선 2세 경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오너 2세 손태희 부사장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손 회장의 장남인 손 부사장은 2010년 회사에 첫발을 내딘 후 경영수업을 받아오고 있다. 그는 2016년말에는 부사장까지 오르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현재 퍼시스의 사내이사로 경영기획 분야를 전담하고 있다. 손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가운데 그의 목소리가 한층 강화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계열사 간 이동과 사업 양수도 역시 후계승계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시선이 짙게 깔려 있다.오너 2세 회사인 일룸은 지배구조 상 위상이 부쩍 강화되고 있다. 손 부사장은 일룸의 최대주주로 지분 29.11%를 갖고 있다.

◇ 오너 2세 회사, 지배력 강화 '잰걸음' 

그간 업계에선 일룸이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해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룸은 지난해 상장 계열사인 팀스를 인수하며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4월 그룹의 지주사 격인 시디즈는 팀스 지분 40.58%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팀스는 ‘위장 중소기업’ 논란이 불거진 후, 부실 계열사로 전락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팀스는 단박에 ‘알짜 회사’로 변신하게 됐다. 시디즈가 의자 제조 및 유통에 관한 영업권을 팀스에게 넘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디즈의 의자 사업은 핵심 알짜 사업이다. 한해 매출액만 1,400억원에 달한다. 시디즈는 사업 효율화 명목으로 해당 사업의 영업권을 325억원에 넘겼다. 최근 퍼시스 주총에서는 해당 사업 양수도 건이 의결 처리됐다.

이로 인해 일룸도 덩달아 대박을 쳤다. 시디즈 영업 양수도 소식이 전해진 후, 팀스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일룸은 지난해 주당 1만8,000원씩 총 149억원에 팀스의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현재 팀스의 주가는 9만원을 육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꼼수 승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오너 2세의 지배력 강화와 후계 승계를 위해 알짜 사업 매각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물론 퍼시스 측은 이같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퍼시스 관계자는 “아직 후계 작업에 대해서는 논할 내용이 없다”며 “영업권 양수도는 사업 효율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팀스는 '시디즈'라는 사명도 넘겨받는다. 기존 시디즈는 퍼시스홀딩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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