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성경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변론을 맡고 있는 강훈 변호사에게 “신문도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토로할 정도다. 당초 그는 책 서른 권을 가지고 구치소에 들어갔다. 독서를 통해 심리 안정을 돕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최근엔 구치소 측에 신청했던 신문구독마저 취소했다.

결국 MB의 손에 들린 것은 성경책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성경책을 읽으며 폐쇄공간이 주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을 구실삼아 독방에서 나올 만도 하지만 MB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검찰의 방문조사에 완강하게 거부한 것. 2일에도 검찰은 MB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벌서 세 번째 실패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선 뒷말이 많다. MB의 조사 거부는 정당한 권리로 볼 수 없다는 지적에서다. 현행법상 피의자와 피고인은 소위 묵비권으로 질문과 심문에 진술을 거부할 수 있지만, 조사실에 나왔을 때를 전제로 한다. MB처럼 구속된 피의자가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진술거부권 행사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검찰은 MB를 강제로 조사실에 앉힐 수 있다. 문제는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MB는 검찰 측의 계속된 설득에도 조사 거부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검찰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는 10일 구속기간이 끝날 때까지 MB가 수감 중인 구치소를 찾아 조사를 시도할 생각이다. 불안해진 탓일까. MB는 밤잠을 설치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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