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은 이날 사과의 뜻과 함께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본격적인 복귀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과의 입장과 함께 신뢰 회복을 다짐했으나,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없었다.

◇ “죄송하다, 신뢰 회복하겠다”

이날 간담회엔 르네 코네베아그, 마커스 헬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이 참석했다. 르노 코네베아그 사장은 신뢰를 져버린 것에 대한 사과의 뜻을 가장 먼저 전했다. 이어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사안 해결, 투명하고 열린 기업으로의 변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계획 등 세 가지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기자간담회 내내 “죄송하다”,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번 사태를 반성하고, 변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말도 계속됐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변화는 ‘미션 5’다. 고객만족도 향상, 조직효율성 강화, 정직한 행동, 사회책임 강화, 시장 리더십 회복 등으로 구성된 ‘미션 5’를 통해 혁신과 변화를 실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우선 리콜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입된 차량에 대한 인증체계를 대폭 정비하고, 서비스센터를 확충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한국기업들과의 협력 강화, 인재 육성, 사회공헌활동 등이 제시됐다.

특히 이날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마티아스 뮐러 회장은 영상을 통해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고, 변화를 약속했다.

◇ 법적 책임·명확한 보상은 외면

하지만 이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기자간담회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먼저 시기의 문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15년 배출가스 조작파문이 불거진 뒤 서면을 통해서만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소 뒤늦은 사과였다. 또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후에도 관련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우리 정부가 판매정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 이유다.

사상 초유의 판매정지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별다른 사과가 없었다. 고객들은 분노했고 딜러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았으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침묵했다.

그런데 이날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것은 본격적인 판매재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작 중요한 것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지난 잘못을 ‘실수’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의 핵심은 제품결함이 아닌 기만이었다. 고객과 정부를 속인 것이다. 그러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누가, 어떻게 저지르게 된 것인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 입버릇처럼 ‘죄송하다,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다.

또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년간 ‘지난 사안들에 대한 해결’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안의 최고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은 독일로 건너가 국내에서 열리는 재판에 불참하고 있다. 법적 책임을 가리는 것이 곧 최종 해결인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꾸준히 논란이 제기됐던 보상문제도 마찬가지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모든 고객에게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고객에게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며 이 역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보상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보상의 기준도 불분명하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보상이라기 보단, 덮고 가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변화’를 강조하며 이번 기자간담회의 주제도 ‘변화하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로 제시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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