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색깔론·음모론' 등 낡은 프레임을 꺼내 논란이다. 사진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8일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며 플랜카드에 적힌 '사회주의 문재인 관제개헌'이란 글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정국에서 ‘낡은 보수’ 인증이라도 하듯 색깔론과 음모론을 꺼내들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행보를 ‘좌파 폭주’라고 규정하고 청와대 인사들을 ‘주사파’라고 지칭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사회주의 헌법개정쇼’라고 했다.

또 한국당은 최근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도 ‘남로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반대하기 위한 무장 폭동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했고, 평창동계올림픽은 ‘평양올림픽’이라고 규정하는 등 이른바 색깔론으로 정부여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6일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해 “온통 나라를 청와대 주사파들이 파국으로 끌고가고 있다”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 살림은 좌파 사회주의 경제 실험으로 거리에는 실업이 넘쳐나고 서민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법원·검찰·경찰·국가정보원, 정치·경제·사회·문화계 인사를 좌파 코드로 채웠다”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어 “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린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조작된 여론조사로 국민들을 속이는 괴벨스식 선전으로 나라는 좌파 폭주로 치닫고 있다. 이를 막는 것은 국민의 심판 밖에 없다”면서 “과연 대한민국 국민이 그렇게 어리석은지 한번 봅시다.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다”라고 말했다.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도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해 “종북 정부에 의한 종북 코드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라며 “‘가까워지면 닮아간다’고 하더니 북한과 급격히 가까워진 문재인 정부가 종북 코드화를 위해 북한식 독재정치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 “낡은 정당” 비판하는 여야

바른미래당은 6일, 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 행보를 ‘좌파 폭주’라고 규정하자 “보수와 진보의 지겨운 이념 대결이 지방선거용 얄팍한 꼼수임을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비꼬았다.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낡은 이념 공세에 천착할수록 한국당은 완전히 낡은 정당임을 인증할 뿐”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홍 대표는 진영논리 이념공세만 제기하면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국민들의 지지를 한줌이라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가”라며 “국민들은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야당을 원하지 빌미만 있으면 갈등을 증폭시키고 문제만 더 꼬이게 만드는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가 제주 4·3 70주년 희생자 추념식을 ‘좌익 폭동에 희생된 양민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고 규정한 데 대해 “홍 대표는 '정치적으로 제주 4·3을 이용하면 안 된다'고 했던 한국당의 1년 전 입장도 부정하고 이념적 총칼을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역시 같은 날 “(홍 대표가) 철 지난 색깔론을 들고 나온 것은 제주도민들에게 상처가 아닐 수 없고 이승만 독재를 연상하게 한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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