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정이 ‘당신의 부탁’으로 돌아왔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임수정이 ‘당신의 부탁’으로 돌아왔다. 여성 원톱 주인공이자 데뷔 후 처음으로 맡은 엄마 역할이다. 임수정이 연기하는 ‘엄마’의 모습은 어떨까.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32세 효진(임수정 분) 앞에 남편의 아들 16세 종욱(윤찬영 분)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두 사람의 좌충우돌 동거를 그린 이야기다.

효진 역을 맡은 임수정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쉽지 않은 관계들로 빼곡한 상황에서의 감정을 능숙하고 안정적으로 연기해내며 극을 탄탄하게 이끌어 간다. 특히 사고로 죽은 남편이 남기고 간 16살 아들 종욱을 갑자기 떠맡게 된 복잡 미묘한 심정을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해냈다.

임수정은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마치 책 한 권을 읽은 것처럼 시간이 휙 지나갔다”며 “금방 몰입이 됐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결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갖고 있는 섬세함과 관찰자 같은 모습들이 곳곳에 담겨 있어서 되게 좋았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영화에서 다양한 형태의 엄마가 나온다. 이 영화 촬영을 하면서 함께 찍는 모든 분들과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연스럽게 저희 엄마도 떠오르고 엄마라는 존재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당신의 부탁’에서 임수정은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나가는 여성 원톱 주인공이다. 이에 대해 임수정은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 귀하다 보니 배우 입장에서는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 영화가 한쪽으로 치우친 부분들도 다양해질 거라고 믿고 있고 그렇게 되고도 있다. 앞으로 좋은 캐릭터,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가 있다면 언제든지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임수정과 윤찬영이 ‘당신의 부탁’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극중 임수정과 새로운 가족을 꾸리게 되는 사춘기 아들 종욱 역은 윤찬영이 맡았다. 2013년 드라마 ‘몬스타’로 대중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 그는 드라마 ‘마마’, ‘육룡이 나르샤’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당신의 부탁’에서 윤찬영은 아버지의 죽음, 할머니의 부재로 홀로 살아가다 아빠의 애인이었던 낯선 여자를 엄마로 맞게 된 소년의 고민과 깊은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작품을 통해 엄마와 아들로 만나게 된 임수정과 윤찬영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임수정은 윤찬영에 대해 “극중 종욱과 굉장히 닮았다”고 말했다. 이어 “별로 말도 없고 리액션도 크지 않았다”라며 “어색하지만 같이 있는 공기가 굉장히 편안했다. 굳이 좋은 연기를 위해 빨리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고 극의 흐름대로 따라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둘의 호흡이 영화 속에 잘 담긴 것 같다. 오랜만에 모처럼 좋은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찬영은 임수정에 대해 “대선배님이고 너무 아름다우셔서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윤찬영은 “촬영을 시작하니 종욱이 돼서 뭔가 더 감정 표현을 못했다”며 “낯을 가리기도 해서 서먹했는데 촬영이 끝나니 이제 많이 친해지고 싶다. 그런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 돼서 걱정”이라고 답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배우 임수정이 ‘당신의 부탁’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엄마를 완성해냈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당신의 부탁’은 갑자기 엄마와 아들 사이가 된 효진과 종욱의 관계를 통해 ‘낯선 엄마에서 진짜 엄마가 되어가는 성장과 선택’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와 더 나아가 가족의 역할에 대한 의미 있는 주제를 잔잔하게 그려낸다. 또 데뷔 후 첫 엄마 역할을 맡은 임수정은 깊이 있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엄마의 전형성을 깨부수며 그녀만의 특별한 ‘엄마’를 완성해냈다.

임수정은 “영화 촬영 내내 함께하는 모든 분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며 “오랜만에 영화를 찍고 만드는 재미와 즐거움, 또 그런 열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던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영화 잘 봤다’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온 임수정. 연기력은 물론 ‘티켓파워’까지 겸비한 그녀가 ‘당신의 부탁’으로 또 하나의 대표작을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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