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조선일보>의 보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발언에 관해 양해를 구했음에도 굳이 보도해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한미연구소 인선에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관여했다는 의혹보도에 대해서도 기초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우라까이”(베껴쓰기) 했다는 것이다.

9일 취재진과 만난 김의겸 대변인은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면 ‘기사 쓸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패한 로비’라는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설명했는데 그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접스럽다’는 표현도 제가 잘못했다. 그런데 최소한 대변인이 백브리핑에서 자유스럽게 거칠고 정제되지 않는 표현을 썼다고 물고 늘어져서 기사를 쓰는 것은 상도의를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그 부인에 대한 보도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일표 선임행정관은 이번 한미연구소 소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홍 행정관의 아내가 한미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국비유학을 다녀왔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됐다. 특히 구재회 한미연구소 소장과 홍 행정관이 통화했다는 인터뷰 내용이 나오면서 아내의 방문연구원 선정을 청탁했다는 의혹으로 발전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토요일 나온 것을 우라까이(베껴쓰기)한 똑같은 이야기”라며 “부인과 관련된 내용은 정권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1월이다.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정당하게 국가비용으로 연수를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홍 행정관의 부인이 학기 재학 중 구 소장이 주최하는 파티에서 만났고 학기 중에 홍 행정관이 영상통화를 했던 적은 있다. 즉 방문연수원 인사청탁을 위해 통화했다는 의혹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얘기다.

김 대변인은 “기사 내용이나 구성을 보면 행정관이 조윤제 대사를 움직이고, 장하성 정책실장을 다 움직이는 꼴이 된다”며 “기초적인 것을 빠뜨리고 취재하고 기사 쓰는 방식에 유감”이라고 거듭 해당 언론사를 비판했다.

다만 유감표명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직접 담긴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냐’는 물음에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대변인으로서 그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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