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면서 유리천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국내 30대기업 여성 임원 비율이 4%라는 조사가 나온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유리천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국내 진출 다국적 제약사 41곳을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 비율이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전체 고용 인원의 비율도 45%로 나타났다.

이는 제약 이외 업종의 여성 비율이 36%, 여성 임원 비율이 17%에 불고한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국내 시총 상위 30대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4%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 특히 대조를 이뤘다.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BMS제약이다. 한국BMS제약은 전체 임직원의 남녀 비율이 5대 5로 유지된다. 사장을 비롯한 여성 임원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여성 임원이 전체 임원 중 67%를 차지하는 한국룬드벡은 직원 내 여성 비중(47%) 보다도 임원 비중이 높다.

한국MSD도 여성 임원이 60%로, 직원 내 여성 비중도 47%에 달했다. 특히 한국MSD는 1995년 영업사원을 여성으로 대거 채용하는 등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정 먼저 제약 영업직에 여성을 뽑았다.

한국릴리 역시 여성 임원 비율이 60%, 관리자 비율이 51%로 나타나 직원 내 여성 직원 비중(48%) 보다도 더 높았다. 한국노바티스는 여성 임원 비율(33%)은 다른 곳에 비해 낮았지만 여성 간부 비율이 56%에 달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화이자도 각각 여성 임원이 62%, 57%로 절반을 넘어섰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와 한국애브비는 여성 임원 비율과 여성 직원 비율이 모두 50%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여성 관리자 비중이 44%로 높은 편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은 것은 출산·육아 관련 제도와 여성 인력 양성에 힘쓴 덕분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국BMS제약은 임신 기간 정기검진을 위해 월 1회 유급휴가와 출산 휴가 동안 100%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얀센도 남녀 구분 없이 자녀 출산 첫해 총 8주간 기본급 100% 보장 하고 임산부 검진 휴가, 육아기 단축근로제도 등을 시행중이다.

한국MSD는 만 1세 미만 자녀를 둔 직원에 대해 1시간 단축 근무 제도를 시행중이며, 매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 모든 직원이 1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다. 한국애브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사이언스커리아, 사노피 등은 산모 휴게실이나 여성 휴게실을 운영하고 있다.

양성평등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회사들도 많다. 한국먼디파마, 한국노바티스, 한국로슈 등은 직급제를 폐지하고 전 직원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GE헬스케어코리아 등은 무기명 질문 플랫폼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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