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시가총액이 지난 10년간 1,481억 달러에서 4,473억 달러로 3배가량 증가한 반면, 500대 기업 순위에 든 기업 수는 그대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위크DB>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올해 글로벌 시총 500위 안에 포함된 국내 기업 수가 4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8년 때와 같은 규모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시총 500대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셀트리온, 현대자동차 4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개 늘어났지만 10년 전인 2008년 때와 같았다.

이들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10년 사이 57% 가량 증가했다. 2008년 26조627억 달러에서 올해 40조9,030억으로 커졌다. 이 기간 금액기준 상위 5개 국가(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3.8%에서 75.2%로 늘어난 상위국으로 쏠림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08년 대비 올해 새롭게 순위권에 든 기업 175개 중 미국 기업이 71개, 중국기업은 32개 였다. 이 중 텐센트(중국, 5위), 페이스북(미국, 6위), 알리바바(중국, 8위)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위 내에 진입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지난 10년 사이 산업별 위상에도 뚜렷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기업들이 대거 상위에 포함됐다. 2008년 에너지, 소재, 산업재가 차지했던 2~4위 자리를 올해에는 IT, 경기소비재, 헬스케어 기업들이 꿰찼다. IT 산업의 시가총액이 4배 이상 증가해 금융 산업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은 2008년 1,481억 달러에서 올해 4,473억 달러로 3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포함기업 수는 그대로였다. 2008년 4개에서 2011년과 2012년 각각 8개를 기록했으나, 2013년에는 5개에서 지난해 3개로 감소세로 보였다. 올해엔 셀트리온의 신규 진입으로 4개로 회복했다.

이에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포함기업 수는 정체된 만큼 한국기업이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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