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그룹의 대표 브랜드 '퀸즈파크' 홍보물. 배우 김남주가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문영그룹 홈페이지>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퀸즈파크’ 브랜드로 유명한 문영건설이 지난해 3,600억원대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본의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됐다. 문영건설은 지난 2016년 ‘반짝’ 실적을 기록하며 장밋빛 청사진을 기대케 했지만 이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형인 박문영 문영그룹 회장으로부터 문영건설을 넘겨받은 박문호 회장 입장에선 적잖이 체면을 구기게 됐다.

◇ 덩치만 커진 허약체질… 문영그룹 유일한 ‘적자 계열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문영건설은 3,667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5.95%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123억원의 영업손실과 1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을 뛰어넘는 매출원가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문영건설의 자산총계는 3,380억원, 부채총계는 3,524억원으로, 자본총계(-144억원)가 납입자본금(19억원)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특히 자본총계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나타냈다.

지난 2016년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문영건설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다. 매년 손실만 냈던 문영건설은 지난 2016년 3,461억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광고선전비로 113억원을 쏟아 붓는 과감함도 보였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문영건설은 지난해 자본총계는 -144억원으로, 2015년(-96억원) 보다 잠식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박문호 회장의 리더십은 생채기가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문영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매년 꾸준한 실적을 거두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면도 적잖이 구기게 됐다.

문영그룹은 문영건설을 비롯해 문영엔지니어링·문영종합개발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다만 문영건설은 박문영 문영그룹 회장이 아닌, 그의 동생 박문호 회장이 이끌고 있다. 박문영 회장은 2013년 문영건설 지분을 친동생인 박문호 사장에게 모두 넘겼다. 현재 문영건설은 박문호 회장이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문영건설을 제외한 문영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보였다. 문영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1,112억원 △영업이익 80억원 △당기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문영종합개발 역시 △매출 2,565억원 △영업이익 337억원 △당기순이익 204억원의 성과를 냈다.

한편 본지는 문영건설 측에 대규모 적자 배경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문의하고자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에게 전달하겠다”던 메모는 전달되지 않았고, 자신을 ‘비서’라고 밝힌 문영 관계자는 “누가 담당하는지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마찬가지로 회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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