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가 지난해 17억원의 영업적자와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쥬씨>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저가 생과일주스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인 쥬씨의 성장세가 크게 꺾인 모양새다. 법인설립 3년 만에 적자의 쓴 맛을 보게 됨과 동시에 가맹점 수도 줄어들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사업 초창기인 2015년에 문을 연 가맹점들의 최소계약기간이 만료되는 해라 가맹점 수가 급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지난해 17억 영업적자… 신규 오픈 50곳에 그쳐

저가 생과일주스 브랜드 쥬씨가 적자 전환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쥬씨의 영업실적은 마이너스 1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저가 생과일주스 돌풍이 일면서 131억원 영업흑자를 달성한 지 불과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떨어졌다. 쥬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축소됐다. 같은 기간 103억의 당기순이익은 17억원의 손실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 쥬씨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신규 점포들에서 오픈 매출이 발생한다“며 “600여개 신규 가맹이 생긴 2016년엔 그 덕에 매출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이후 이들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정비가 투입된다. 지난해 신규 오픈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매장에 고정비가 많이 나가다 보니 실적이 나빠졌다. 지난해 농산물 프랜차이즈업체인 총각네 야채가게를 인수하는 데 70억원 가량 소요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 현황을 통해서도 쥬씨의 달라진 위상을 엿 볼 수 있다. 저가 생과일주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면서 예비 창업주들의 쥬씨에 대한 관심이 뚝 끊긴 상황. 지난해 쥬씨는 불과 50개의 신규 점포를 여는데 그쳤다. 생과일주스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2016년 600여개 신규 가맹점을 모집했던 쥬씨에게 나타난 변화다. 이는 또 첫 가맹사업을 시작했던 2015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반대로 폐점하는 점포는 늘고 있다. 2016년 800개를 웃돌았던 쥬씨의 전체 가맹점은 최근 70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가맹점이 50개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기존 매장 가운데 150개 정도가 문을 닫은 셈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이들 가맹점 모두 최소계약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게 됐다는 점이다.

◇ 가맹점 최소계약기간 만료 도래… 고비 넘기나

이런 맥락에서 올해는 쥬씨에게 큰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가 2015년 쥬씨 가맹사업을 시작한 180여 점주들의 최소계약기간 만료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생과일주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물론 본사의 경영 상태가 이전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주들 입장에서는 점포별 수익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제2의 브랜드인 ‘88핫도그’가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쥬씨의 고민거리다. 생과일주스 비수기인 겨울철을 겨냥해 런칭한 88핫도그는 핫도그 바람을 일으킨 ‘명랑 핫도그’의 브랜드 파워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쥬씨 내에 매장을 개설하는 숍인숍 형태라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랜드 런칭 1년이 지난 지금까지 88핫도그를 선택한 쥬씨 가맹점은 50여 곳에 그치고 있다.

쥬씨 관계자는 “필수공급품목을 최소화해 가맹점주 분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등 쥬씨를 탄탄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맹점 수에 연연하지 않고 점포수를 1,000개 수준을 유지해 가맹점당 매출을 끌어 올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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