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2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청구3차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공식 등판한 박원순 현직 서울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과 박 시장과의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인재영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7년간 못했던 일을 4년 더 한다고 할 수 있겠나"라며 "새로운 공약이 나올 텐데 지난 7년간 왜 지키지 못했느냐는 질문을 시민들이 모두 하실 것"이라고 정조준했다.

아울러 "이번 대결은 제가 생각하는 서울시의 비전, 지금까지 서울시가 발전하지 못했던 부분에 늦었지만 다시 시작하고 바꾸자는 것과 지난 7년간 박 시장의 업적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 4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연일 박 시장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현장 행보로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서초구 재활용센터, 마포구 미세먼지 측정소 등을 찾은 것도 박 시장의 정책 실정을 부각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겠다는 의도였다.

안 캠프에서도 이르면 다음주 '재활용 쓰레기'와 관련된 정책 공약 1호를 발표해 본격적으로 박 시장의 실정을 겨냥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남은 기간동안 지지율이 얼마나 오를지, '표에 의한 야권 단일화'를 얼마나 현실화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플러스가 'MBN'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시장이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54.9%의 지지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17.5%로 박 시장과 격차는 3배가 넘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의 지지도도 17.1%로 안 후보와 박빙인 것으로 집계됐다. 두 후보가 '선거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현재의 지지율대로 선거를 완주한다면 어려운 국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는 지난 8~9일 실시했고 서울거주 유권자 812명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 포인트, 전체응답률은 3.6%였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후보 지지도를 모두 합해도 박 시장보다 낮은 만큼, 안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을 이기기 위해 '양보론'을 재점화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주당 지지층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50%대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지만 출마를 포기하고 당시 지지율 5% 안팎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안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시 택시운전사들과 만나고는 "초선 의원일 때 택시회사를 갔는데, 현 박 시장에 대한 여러 원망들을 많이 들으면서 저도 '왜 그렇게 (박 시장을) 밀어줬느냐'고 원망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한 것도 우회적으로 양보론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금까지는 높은 지지도를 보인 박 시장이지만 향후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박영선·우상호 의원의 날 선 견제가 이어질 경우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두 의원은 당사자인 안 후보보다 '양보론'을 더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박 시장이 추진한 미세먼지 대책이나 '서울로 7017' 등의 정책을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크지 않거나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공격이 그것이다.

안 후보는 지지도에 대해 "본격적인 대결은 후보가 확정되고 본인의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 5월이 될 것"이라며 "총선과 대선은 정당 구도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지선은 그보다는 개인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5월부터 개인의 비전과 실행능력을 놓고 치열한 대결이 있을 것이고, 그때 본격적으로 여론조사를 포함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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