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선 된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에게 또 다른 편법 상속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편법 승계과정으로 주목받았던 ‘사조그룹 오너가 3세’에게 또 다른 부의 편법상속 의혹이 제기됐다.

기업지배구조연구소 ‘네비스탁’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사조그룹 후계자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의 편법상속 이면엔 비단 사조시스템즈만 있는 게 아니다”며 “주 상무의 캐슬렉스제주는 사조그룹 계열사들의 지원과 희생 덕에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주목한 캐슬렉스제주는 캐슬렉스서울과 함께 사조그룹이 관리하는 골프장 브랜드다.

2014년 기준 지분구조는 사조인터내셔널(30%),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30%), 사조시스템즈(20.5%), 캐슬렉스서울(19.5%) 등으로 구성됐다. 이후 2015년 주 상무가 대주주(49.5%)에 올랐고, 사조시스템즈 45.5%, 캐슬렉스서울이 지분 5%를 보유 중이다.

상장사가 아닌 탓에 지분거래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캐슬렉스서울이 지분매각으로 받은 금액을 고려하면, 주 상무가 지분 49.5%를 취득하는데 들인 금액은 총 2,475만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흥미를 끄는 건 애물단지에 불과했던 캐슬렉스제주가 주 상무의 대주주 등극 이후 알짜회사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2014년 말 연결기준 캐슬렉스제주의 자본총계는 -329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영업적자 13억원, 당기순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85억원, 영업이익 7억6,200만원, 당기순손실 6,623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사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사조대림 9.32%, 사조산업 3%)을 새롭게 취득했다. 주요 사업인 골프장 등의 회원 수가 같은 기간 오히려 감소한데다가 신규 사업은 전무했음에도 실적이 상승하는 이상한 현상을 보인 것.

네비스탁은 이에 대해 사조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 중 제일 헌신적으로 노력을 한 업체는 사조그룹 계열사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캐슬렉스서울로 보인다.

캐슬렉스서울은 2015년 캐슬렉스제주로부터 600만원에 캐슬렉스칭따오를 인수합병 했다. 헐값에 새로운 사업체를 사들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캐슬렉스칭따오는 완전 자본잠식의 부채 덩어리였다. 2014년 자본총계 36억원을 기록했던 캐슬렉스서울은 캐슬렉스칭따오 인수의 여파로 이듬해부터 자본잠식에 빠졌고, 당기순이익도 점차 감소해 지난해 적자전환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슬렉스서울은 캐슬렉스제주에 2015년 127억원, 2016년 109억5,000만원을 지급보증 섰고,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슬렉스서울의 대주주였던 사조씨푸드도 캐슬렉스제주에게 2015년 50억원, 재작년 65억원의 지급보증을 섰다.

특히 캐슬렉스제주가 사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사조대림과 사조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캐슬렉스제주는 2015년 5~7월 수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사조오양 지분을 장내 전량 매각하면서, 사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장외매수 방식으로 사조대림과 사조산업 지분을 취득했다.

그러나 네비스탁은 사조그룹 계열사들의 지분매각 금액이 당시 가장 낮은 수준의 주가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이익 극대화를 도모하지 않고 졸속으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였다.

네비스탁은 “캐슬렉스제주는 주지홍 상무라는 날개를 달고 사조그룹 계열사들의 지원과 희생 덕분에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결국 사조그룹에 애정을 갖고 투자하는 주주들의 희생으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