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공개했던 신형 벨로스터 랜더링 사진. <현대차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벨로스터는 현대자동차의 라인업 중 가장 개성이 뛰어난 모델이다. 단순한 해치백을 넘어 뒷좌석 문이 한쪽에만 달린 형태로 출시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가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을 조금이나마 채워 준 존재가 벨로스터였다.

하지만 벨로스터의 국내 판매실적은 ‘최악’이었다. 지난해 내수시장 연간 판매실적이 206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모든 모델 중 가장 적은 수치다. 심지어 지난해 2월 판매실적이 2대에 불과하다. 해외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선 존재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국내 해치백 시장 규모가 작고, 독특한 개성도 크게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종이 거론되기 충분한 상황이었고, 실제 단종설이 끊이지 않았다. 해외에서만 판매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초 신형 벨로스터를 전격 출시한 것이다. 판매실적만 고려했다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렇다면, 신형 벨로스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조금 달라졌을까. 아쉽지만 그렇다고 보긴 조금 어렵다.

2월 12일부터 정식 판매가 시작된 신형 벨로스터는 2월 109대, 3월 279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월 실적의 경우 출시일과 설 연휴 등에 따른 영향이 있어,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실적은 3월이다.

276대의 3월 실적은 최근 벨로스터의 실적과 비교하면 준수하다. 지난해 1년 동안 쌓은 판매실적을 한 달 만에 뛰어넘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3월 실적을 연간 판매실적으로 환산하면 약 3,000여대 수준이 나온다. 벨로스터는 최초로 출시됐던 2011년 1만대가 넘는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관건은 판매실적 유지다. 1만대가 넘는 연간 판매실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월 200~300대 수준을 유지해야 신형 모델 출시의 명분을 챙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적인 논리만 생각한다면 벨로스터는 단종이 해답이지만 현대차의 창의성과 개성, 젊음 등을 상징하기에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해치백에게 유독 인색한 국내 시장 환경 상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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