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창단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꽤 오랜 세월 8구단 체제를 이어온 KBO리그의 판도변화를 몰고 온 것은 9구단 NC 다이노스였다. 2011년 창단한 NC 다이노스는 이듬해 퓨처스리그를 거친 뒤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합류했다.

당시 NC 다이노스는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으나,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당시 NC 다이노스의 선수단 면면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 다른 팀에서 외면 받은 선수, 한때 잘나갔던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기존 구단들의 실력을 따라올 수 있겠느냐, 프로야구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NC 다이노스는 2013년 개막전 이후 7연패 끝에 첫 승을 신고했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10경기 연속 무승(1무 9패)를 기록하며 우려를 현실로 이어가는듯 했다. 2013년 4월, NC 다이노스는 22경기를 치르며 4승 1무 17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NC 다이노스의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 긴장이 풀린 선수들은 조금씩 제 실력을 발휘했다. 이후 NC 다이노스는 기존 구단들 못지않은 경기력으로 자신들을 향한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렸다. 첫 시즌 최종 성적은 7위였다. 오랜 전통을 지닌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이듬해 NC 다이노스는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에도 3위를 차지하며 역시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2016년엔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해 역시 4위로 가을야구에 빠지지 않은 NC 다이노스다.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에 성공해 4년 연속 개근하고 있고, 데뷔 4년차에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한 것이다.

이처럼 NC 다이노스는 줄곧 꽃길만 걸어왔다. 무명시절이 짧은 톱스타와도 같았다. 뒤따라 가세한 막내구단 kt 위즈가 흙길을 이어가며 NC 다이노스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NC 다이노스를 향하던 우려의 시선은 부러움과 동경의 시선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하지만 영원한 강자는 없다고 했던가. NC 다이노스는 올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위기다. 시즌 출발은 좋았다. 초반 10경기에서 8승 2패로 NC 다이노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채 패배만 12패까지 쌓였다. 9연패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NC 다이노스의 연패 상대는 삼성 라이온즈(1경기), 두산 베어스(2경기), kt 위즈(3경기), SK 와이번스(3경기) 등이다. 어쩌면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는 시즌 초반 막강한 전력을 앞세워 독주체제를 구축했고, kt 위즈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홈런군단 SK 와이번스 역시 초반 기세가 상당한 팀이다. 그러나 이것이 9연패를 납득하게 해주는 요소는 아니다.

NC 다이노스는 9연패라는 결과 뿐 아니라 과정도 좋지 않았다. 물론 일부 선수들의 슬럼프와 부상도 연패의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어쩌면 일종의 성장통일수도 있다. 더 강한 구단이 되기 위한 과정일수도 있다. 오랜 역사가 쌓인 구단들 중 위기의 시절이나 지우고 싶은 암흑기가 없는 구단은 없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 또한 강한 팀의 DNA를 쌓는 중요한 계기다.

9연패는 NC 다이노스 역사상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이들이 위기가 두 자릿수 연패로 이어질지, 연패를 끊고 다시 예전의 NC 다이노스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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