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홈시스 구본학 사장의 자녀가 건강식품업체 엔바이탈의 사내이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쿠쿠전자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구본학 쿠쿠홈시스 사장의 대학생 자녀가 한 건강식품 업체의 사내이사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오너가 3세가 성인이 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이 회사제품이 쿠쿠홈시스의 유통망으로도 판매된다는 점에서 모양새는 석연치 않다. 통상 재벌 오너일가의 편법승계는 자녀소유의 회사에 사업지원 및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쿠쿠 측은 오너일가의 회사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홀딩스의 ‘렌탈’사업을 담당하는 쿠쿠홈시스는 지난해부터 엔바이탈의 건강식품 등을 판매 중이다. 쿠쿠홈시스 영업소 관계자는 “얼마 전 부터 프로모션 형태로 (엔바이탈의 제품이) 내려왔다”며 “영역이 더 넓어진 건 있지만, 판매 시 추가수당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수기·비데 등 렌탈 사업에 진출하면서, 시너지효과가 좋은 아이템을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식품 및 화장품 등은 방문판매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엔바이탈에는 쿠쿠홀딩스 오너가 인물들이 포진했다는 점에서 석연치는 않다.

지난해 1월 설립된 엔바이탈의 초대대표는 구본학 쿠쿠홈시스 사장의 아내 A씨이기 때문이다. A씨는 작년 6월 말 증자를 하면서 C씨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그러나 엔바이탈이 ▲서울 강남 쿠쿠빌딩으로 소재지를 옮겼고 ▲구 사장의 아들 B씨(1997년생)가 여전히 사내이사에 올라있다는 점에서 쿠쿠홈시스와 긴밀한 관계로 보인다.

또 엔바이탈 관련 상표권은 창립 초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A씨의 명의로 출원한 상황이다.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의 가족이 실제 소유한 회사로 비춰진다는 뜻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C씨가 초기 사업자금이 부족해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사업에 참여했다”며 “증자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C씨가 보유한 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또 구 사장의 자녀가 사내이사로 올라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초기 지원자금은 B씨로부터 나왔다”며 “아직 대학생이다보니 A씨가 대표를 맡았고, B씨는 사내이사에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본잠식상태로, A씨와 B씨가 엔바이탈로부터 받는 보수는 전혀 없다”며 “(쿠쿠빌딩으로 사무실 이전 후) 임대료도 내고 있고, 엔바이탈이 쿠쿠의 유통망으로 판매되는 액수는 전체의 20% 이하”라고 설명했다. 즉, 엔바이탈은 오너일가 소유의 업체가 아니며, 사업의존도도 낮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눈치다. 쿠쿠홈시스의 한 영업소 근무직원은 “사모(A씨)가 사업을 하는데 실적저조로 힘들어 한다는 말이 돌았다”며 “작년부터 각 지역지국에서 솔선수범해 팔아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200만원씩 구매하기로 했다”며 “구매는 자유라고 하지만, 구매하지 않으면 영업건수를 못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쿠쿠의 기업문화는 70~8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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