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와 자회사 및 특수관계에 놓여 있는 핵심 관계 기업들이 줄줄이 적자 전환됐다.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 토니모리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2006년 첫 브랜드 런칭 후 11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자회사 및 특수 관계에 놓여있는 ‘딸린 식구’들까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어서다. 토니모리의 모태로서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태성산업도 적자 전환 됐으며, 신생 법인인 메가코스, 라비오뜨의 실적 개선도 난망한 것이다.

유례가 없는 위기에 빠진 토리모니는 주력 시장인 내수 비중을 줄이고 수출 비중을 늘려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상황. 하지만 아직 중국발 사드 리스크가 여전히 유효하고 국내 시장의 의존도가 워낙 높아 토니모리의 모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 핵심 계열회사 줄줄이 적자 전환된 토니모리

토니모리의 경영 상황이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니모리와 직‧간접적으로 엮여있는 계열회사들이 토니모리와 마찬가지로 적자 수렁에 빠졌다. 특히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의 부인인 정숙인 대표가 최대주주(50%)로 있는 핵심 관계기업인 태성산업이 지난해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해 토니모리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성산업'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27% 하락한 486억원에 그쳤다. 태성산업의 매출이 5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60~90억원을 넘나들던 영업이익은 52억원의 손실로 전환됐으며, 순이익 부문에서도 45억원의 적자를 떠안았다. 이 회사에서 적자가 발생한 건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04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배 회장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또 다른 관계기업인 '라비오뜨'의 사정도 나쁘다. 2015년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를 표방하며 런칭한 라비오뜨는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상태다. 법인 설립 3년 만에 100억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웠지만 정작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21억원과 35억원으로 전년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아이돌그룹 ‘뉴이스트W’를 전속모델로 채용하는 등 광고선전비에만 11억원을 쏟아 부은 라비오뜨는 투자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해 직영점 일부를 철수시킨데 따른 결과"라며 "홈쇼핑으로 주요 유통망을 변경한 올해부터는 소비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특수 관계에 놓여있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토니모리가 의결권을 쥔 자회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토니모리의 유일한 국내 외감대상 자회사인 '메가코스'는 첫 사업 년도인 지난해 38억원의 영업적자와 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안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메가코스는 토니모리의 화장품 제조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라 초기 투입비용 등이 들어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흑자 달성에 실패했다.

◇ 비주력 분야로 위기 돌파하겠다는 배해동 회장

이런 상황을 인식한 토니모리는 위기를 돌파할 카드로 해외 시장 강화를 꺼내들었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해동 회장은 “올해 전년대비 16% 증가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현재 주력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 아직 사드 리스크가 여전하고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해 배 회장의 구상이 적절한지 여부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내실강화에 나선 국내 부문의 전략도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6, 7호선을 중심으로 지하철 내 매장을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또 주요 유통 채널인 대형마트 50여 곳의 문을 닫기로 정했다. 대신 올해 초 ‘뉴비즈사업부’를 신설하고 온라인, 홈쇼핑 등 신규 채널 확보에 나서기로 전략을 짰다.

이 또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토니모리가 주력하기로 한 오픈마켓이나 백화점 몰 등 온라인 분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토니모리의 매출처별 비중을 보면 지하철 매장이 포함된 로드샵과 대형마트 등 유통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67% 수준이며 나머지가 면세와 수출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토니모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중국 최대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DMX와 공급계약을 맺어 현지 유통망이 크게 확대된 상태며 미국에서는 '아마존'을 통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14개국 82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에서의 판매 증대도 예상된다"며 "이외에도 남미와 중동 등에서도 '세포라'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