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공천을 확정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6·13 서울시장 선거의 후보로 확정됐다. 안 위원장도 이제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돌입할 예정이지만 낮은 지지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내 경선없이 단수공천으로 정해지면서 안 위원장으로서는 납득할만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의 지지도는 5%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50%였으며 자유한국당 12%, 정의당 4%, 민주평화당 0.4 순서였다.

안 위원장이 출마하는 서울에서의 지지도도 바른미래당은 5%로 민주당 53%, 한국당 10%에 뒤지는 추세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이런 가운데 안 위원장을 비롯해 바른미래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철수는 드루킹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는 주장이 향후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여기에는 '드루킹'이 안 위원장에게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프레임을 씌운 정황도 있으며, 국민의당 '19대 대선평가보고서'도 "MB 아바타 이미지가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년 죽을 것 같이 힘든 모함을 겪었고 송곳에 찔리는 것보다 아픈 댓글에 피를 흘린 시간"이라며 "프로그램으로 살포되는 댓글은 수천만 개의 송곳이 되어 국민을 공격하고 저를 찔렀다. 영혼이 파괴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도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드루킹과 만난 사실이 없었는가, '드루킹의 공직요구 협박 사건'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에 특검을 수용토록 명령  ▲'드루킹' 사건에서 경찰은 수사를 중단 ▲ 전 야당 지도부 연석회의 등 공동대응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도 지원사격에 나서며 대여(對與)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댓글공작 사건은 청와대가 피해자라는 궤변을 주장하고 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의 마이동풍과 우이독경의 자세가 어떤 사태를 초래할지에 대해 정말로 깊고 넓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위원장이 향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박원순 현직 시장이 확정될 경우 '양보론'을 다시 꺼낼지도 관심이다. 안 위원장과 박 시장은 현재 '양보론'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지만, 안 위원장으로서는 선거양상에 따라 꺼내 들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50%대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당시 지지율 5% 안팎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불러일으킨 반향이 지금의 박 시장을 만들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 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시 택시운전사들과 만나고는 "초선 의원일 때 택시회사를 갔는데, 현 박 시장에 대한 여러 원망들을 많이 들으면서 저도 '왜 그렇게 (박 시장을) 밀어줬느냐'고 원망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한 것도 우회적으로 양보론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번 단수공천으로 당내 갈등의 여지를 남긴 것도 안 위원장으로서는 넘어야 할 과제다.

서울시장 경선을 주장해온 장진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저를 서울시장 선거전 밥상에 기꺼이 올려드린 것"이라며 "경선 없이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한 것은 밥상을 걷어차 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적폐야당, 적폐여당 모두 극복하고 적폐없는 바른미래당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제 거취는 따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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