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투코리아가 지난해 롱패딩 열풍과 신규 브랜드인 다이나핏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투코리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조인성 롱패딩’으로 유명한 다이낫핏 등을 거느린 중견 패션그룹 케이투코리아가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지난 겨울시즌 패션업계를 강타한 롱패딩 열풍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다이나핏의 활약에도 변변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들어서다. 또한 관계기업인 골프 브랜드 와이드앵글의 수익성이 신통치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 케이투코리아, 쌍끌이 호재에도 영업익 반토막

성공리에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이 발굴한 최대 히트 상품인 롱패딩이 아웃도어 업체들의 동아줄이 되진 못한 모양새다. 아웃도어 거품이 꺼져가던 시점에 롱패딩이 전 국민의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하면서 대박이 예상됐지만,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업체 대부분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친 기업들도 적지 않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케이투코리아다. 주요 실적 지표 모두가 하락하는 쓴 맛을 봐야했다.

지난해 케이투코리아는 전년 대비 1.8% 하락한 3,125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47% 줄어든 276억원에 그쳤다. 그 결과 20%를 향해가던 영업이익률이 9%대로 급락했다. 반등이 필요하던 당기순이익도 400억원 가량에서 32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결과에 업계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롱패딩 열풍과 더불어 케이투코리아의 야심작인 다이나핏 런칭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 브랜드는 톱스타인 조인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브래드명과 BI인 ‘스노우 레오파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런칭 1년도 안돼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매장이 속출하는 성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뜻밖에 터진 롱패딩 열풍은 다이나핏은 물론 이를 운용하는 케이투코리아의 한해 실적에 더욱 기대감이 쏠리게 만들었다.

◇ “1,000억원 어치 팔렸다”… 와이드앵글의 실속 없는 성장

이와 관련 케이투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분 롱패딩 열풍이 상반기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면서 “여기에 신규 브랜드인 다이낫핏과 살레와에 인력과 마케팅 비용이 투입된 영향도 있는데, 이들 브랜드에서는 향후 3~4년 후 본격적으로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투코리아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영훈 대표가 최대주주(74%)로 있는 관계기업인 와이드앵글도 수익난에 고전하고 있다. 브랜드 런칭 3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663억원에 안착했지만, 영업익은 같은 기간 3분의 1토막이 나 2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절반 이상 줄어 1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초 “론칭 2년 만에 연 매출 1,000억원(소비자가 기준) 돌파”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와이드앵글의 현주소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삼은 매장별 매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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