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가 여성을 상품화한 광고로 물의를 빚고 있다.<유튜브>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한 중국 개발사의 게임광고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다. 여성의 상품화를 넘어 장난감 다루듯 표현했다는 이유에서다. 소관부서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모니터링을 거쳐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1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는 중국 CHUANG COOL ENTERTAINMENT 사가 제작한 게임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선 이 게임을 ‘서민에서 왕까지 최초의 궁정권력쟁탈 SRPG’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채널에선 여성을 사고 팔수 있다거나, 노골적인 성적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 ‘국내 최초의 일부다처제 RPG?’

우선 이 게임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선 ‘국내 최초의 일부다체제 RPG’라는 제목으로 다수의 영상이 게재돼 있다.

한 영상을 클릭해보면 ‘미녀와 게임을 시작하라’며 ‘탈의, 옷 찢기 등의 미니게임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어지는 영상에선 온천으로 추정되는 배경화면에 한 여성이 등장하고, ‘목욕’ ‘뽀뽀’ ‘마사지’ 등의 글들이 떠오른다.

왕이 되는 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하는 게임 내용.<유튜브>

또 다른 영상에선 여성 캐릭터를 수차례 터치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화면 속 여성은 ‘나리, 더 세게~’라는 대사를 하고, 측면에는 ‘보통’ ‘만족’ 등의 상태바가 표시된다. 그 외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선 여성의 속옷 색깔을 맞추는 게임을 소개하거나 여성을 사고파는 시스템도 있다고 홍보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12세 이상 이용가’로 등록된 게임이 외부에선 사회통념상 인정되기 힘든 변태성 콘텐츠로 소개되는 셈이다. 특히 이 광고영상들을 접할 수 있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이용가능 연령도 만 13세 이상에 불과하다.

비판의 목소리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온다. 남성들은 ‘중국 게임사가 만든 게임과 광고 때문에 한국남자들이 욕을 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고객은 “쓰레기 같은 광고”라며 “이딴 게임이 구글에 올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내려달라”고 말했다.

또 여성으로 추정되는 고객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게임과 광고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여자가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인가. 너무 혐오스럽고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20일 기준 왕이 되는 자의 평점은 5점 만점에 2.4점을 기록 중이다.

왕이 되는 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하는 게임 내용.<유튜브>

◇ 게임물관리위, ‘모니터링 착수’… 처벌은 미약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 자신들이 등급을 매기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자체등급분류제도에 따라 등급을 받은 게임물”이라며 “(이는) 구글, 애플 같은 오픈마켓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분류 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논란이 제기된 만큼 실제 플레이를 통해 등급을 재심사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광고처럼 수위가 높다면 등급을 상향조정 하고, 게임은 정상적인데 광고가 허위라면 영상을 삭제토록 시정조치한다는 것.

이 관계자는 “실제 게임은 세로형태의 UI인데, 광고영상에선 가로UI로 표현돼 있다”며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을 내리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조치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임물관리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광고가 이상하다고 해서 게임까지 불이익을 주는 조항은 없다”며 “광고법 상 과태료 조항이 있긴 한데, 중국 게임사여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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