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생물학회 저널 ‘응용 및 환경 미생물학’은 생리컵도 탐폰처럼 독성쇼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지난해부터 국내에 판매가 허가된 생리컵도 탐폰처럼 독성쇼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생물학회 저널 ‘응용 및 환경 미생물학’은 최근 프랑스 클로드 버나드대 연구팀이 진행한 독성쇼크증후군의 원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심한 고열과 구토, 복통, 설사 및 홍반성 발진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혈압이 떨어져 쇼크 상태에 빠지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연구팀은 독성쇼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포도상구균의 확산과 탐폰, 생리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실험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15종류의 탐폰(11종류)과 생리컵(4종류)에 포도상구균을 배양했고, 그 결과 생리컵에서 균이 더 잘 확산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리컵이 질 내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생리컵은 형태와 용량 때문에 더 많은 산소를 담을 수 있고, 포도상구균이 컵 안에 쌓이면 살균도 어려워진다.

연구 저자인 제럴드 리나 클로드버나드대 미생물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프랑스에서 생리컵 사용에 의한 독성쇼크증후군이 2차례 발생했다.

탐폰 또한 포두상구균의 확산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과거에 알려진 것과 달리 순면 탐폰이 일반 면과 레이온, 비스코스의 혼방, 면이 쓰이지 않은 탐폰보다 더 많은 독성을 야기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1978년 처음 발견된 독성쇼크증후군은 1980년에는 812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으나, 탐폰 제작 기술의 발전 등 덕분에 2016년에는 40건만 보고됐다.

포도상구균도 건강한 사람의 몸에서 흔히 발견되고, 대부분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포도상구균이 충분히 증가하면 독성을 발휘하는데, 이 경우에도 80%의 여성은 이 독성에 대한 내성을 지니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한편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생리컵은 사용 전 손을 씻고 한 번에 6시간 정도만 사용해야 한다”며 “사용 후에는 5∼10분가량 끓는 물에서 살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탐폰에 대해서는 “흡수력이 낮은 탐폰을 사용하고, 4∼8시간마다 갈아주는 것이 좋다”면서 “생리 중 피임용 격막(다이아프람)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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