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전 금감원장을 대신할 더욱 개혁적 인사를 문재인 대통령이 물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감독원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모피아가 장악한 금융권 적폐를 해소하고 금융개혁을 위한 인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강력한 인물을 물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어용 지식인’을 자처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는 “향후 국회의원을 지냈던 사람의 과거행적과 관련해 하나의 검증기준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김기식 원장은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싶은데 문재인 대통령이 절차를 밟을 때까지 붙들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발언은 선관위의 결정이 나오기 전에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당시 김 원장은 선관위 결정 당일에도 주어진 일정을 모두 소화했고, 정치권 안팎에서도 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유 작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은 추측컨대 김기식 사퇴가 아니고 ‘어디서 더 독한 친구를 데려올까’라는 것”이라며 “김기식을 그냥 쓴 게 아니고 (삼섬생명의 삼성전자 지분매각 등) 몇 가지 미션해결을 위해 쓴 것이다. 그래서 금융감독 이슈를 처리할 수 있는 더 독한 사람을 데려오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김 원장 사퇴논란 당시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다.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 늘 고민”이라는 글을 쓴 바 있다. 다음 금감원장 선발에도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현재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 윤석헌 서울대 교수,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등이 거론된다. 개혁성향이며 기존 금융권 관료가 아닌 민간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이름을 알린 주진형 전 대표를 차기 금감원장에 추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해 전과 다른 입장을 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강제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삼성생명 스스로 자발적으로, 단계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매각을 당부했다.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과 다소 결이 다르다. 청와대가 개혁적 인사를 임명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금융위원회의 권한에 속하는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함으로써 금산분리를 실현할 수 있음에도 국회에 공을 떠넘기던 태도를 보이더니 이제는 금융회사에게 단계적·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으로 또 책임을 금융회사에게 떠넘기는 듯한 무책임한 태도”라며 “유체이탈 화법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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