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DB손해보험의 사회공헌활동이 대폭 위축돼 관심을 끌고 있다. 작년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기부금은 전년대비 68.6% 가량 줄었다. 실적 호조로 ‘배당 잔치’를 벌인 행보와 사뭇 비교된다.

◇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 오너가 수백억대 배당금 ‘두둑’

국내 손보업계 2위사인 DB손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손보의 개별 기준 순이익은 6,220억으로 전년대비 3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4.8% 증가한 15조734억원을 시현했다. 영업이익은 28.8% 늘어난 8,132억원을 냈다.

이같은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DB손보는 지난달 ‘배당 잔치를’ 벌였다. DB손보는 지난해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30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총 배당 규모는 1,456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다. 전년 배당 규모(1,044억원) 비해서는 39.5%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배당 확대 정책으로 주주들의 주머니는 모처럼 두둑하게 채워졌다.

특히 오너일가는 수백억대 배당이익을 챙겼다. DB손보의 최대주주이자 오너2세인 김남호 부사장은 146억7,289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DB손보의 주식 637만여주(9.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인 김준기 DB그룹 회장은 96억7,955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김 회장의 장녀인 김주원 씨는 51억2,817만원을 받았다. 김 회장과 김주원 씨는 각각 420만여주(5.94%)와 223만여주(3.15%)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 사회공헌활동 ‘위축’… 기부금 전년대비 68% ‘급감’ 

기업이 번 이익 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누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상장기업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다만 기업에게는 사회적인 책무도 있다. 바로 사회공헌활동이다.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의 주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자리잡았다.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같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년 일정한 기부금을 집행하고 있다.

DB손보 역시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왔지만 지난해에는 다소 아쉬움을 샀다. 기부금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DB손보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32억1,500만원을 집행했다. 2016년 기부금(101억5,700만원)에 비하면 68.6%나 급감한 규모다. 작년 기부금은 지난해 순이익의 0.5% 수준에 그쳤다. 2016년의 경우,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2.1%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낮아진 수치다.

기부금 감소폭은 손보업계에서 두드러졌다. 손보업계 ‘빅4사’ 중에는 기부금을 줄인 곳은 DB손보와 삼성화재 뿐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기부금을 전년대비 59.9% 줄였다.

업계 3·4위권인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지난해 기부금을 모두 대폭 올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기부금이 전년대비 69% 증가한 29억원을 기록했다. KB손보는 전년대비 83.4% 증가한 44억원을 기부활동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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