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을 찾아 이연월 공노총 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드루킹 사건' 등을 놓고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를 다시 박원순 현직 서울시장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23일 서울 용산구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을 방문해 서울시 공무원노조와 간담회를 가졌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현직 서울시장의 공무원 권력 사유화 △시민단체 일감 몰아주기 △인사편향 △공무원 행사 동원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박 시장을 내부에서부터 공략해나갔다.

안 후보는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며 "공무원은 개혁의 대상 만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공무원을 적으로 돌려세우고 성공한 정부는 없다"며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과정에 잘못이 없다면 공무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반영해 서울시장은 서울의 비전과 큰 전략을 제시하며 서울시 실장과 국장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 운영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공직사회 구성원인 공무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박 시장을 다시 정조준한 것은 '드루킹 사건'에 대한 특검 및 국정조사 등 실무적인 일은 국회에 맡기고 서울시장 후보 행보에 전념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안 후보는 박 시장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야권대표'를 내세우고 있는데, 최근 정무적 현안을 앞세우며 서울시장 후보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주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진행되는 등 박 시장이 후보로 확정되지 않았던 시기라 안 후보의 공세가 다소 분산될 수밖에 없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박 시장을 향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김경수 의원의 후견인 역을 자임했는데,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 청와대에 충성한 것인가, 아니면 본심인가"라며 "김 전 원장에 대한 의혹이 정치적인 공격이라고 했는데, 법을 어긴 사실이 밝혀지고 낙마한 후에는 아무 말이 없다. 박 시장은 시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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