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국방부가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을 놓고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지만, 오히려 정상회담에 우리가 사용할 '카드'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24일 "지금 협상력을 강화할 우리의 대단히 중요한 카드를 하나 미리 버렸다"라며 "시기적으로 매우 잘못됐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외형적으로 봤을 때도 상호주의가 실종된 것 같다"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에 심리전 방송을 중단했는데, 그 이후에 심리전 방송이 중단된 기간에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남북정상회담 성사만을 목표로 한다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협상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할 때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는 전날 0시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했으며 북측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국방부 자체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백 의원은 이같은 국방부의 '자체 판단'에 대해서도 "잘못된 결정이라는 여론이 일어났을 때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 자체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며 "절차적으로도 국회와 한 번 의논도 없고 국민과의 공론화 노력도 없이 결정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북확성기 중단에 이어 비무장지대의 경비초소 GP 공동철수도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GP에서 이미 설치된 군부대를 축소·폐지하는 문제는 구조적 군축의 문제"라며 "이것은 남북 간에 상당한 군사적 신뢰가 성숙된 이후에 검토해야 할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백 의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라며 "다짐을 받지 않을 경우 북한이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맞게 된다는 것을 북한에 알려줘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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