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취재진의 눈을 피해 몰래 경찰 청사에 출석한 뒤 귀가할 때도 서둘러 청사를 빠져나갔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성추행 혐의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것. 경찰 청사를 빠져나가기 바빴다. 도망치듯 차량에 올라탔다. 그는 24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피고소인 겸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앞서 정봉주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언론사 프레시안 기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프레시안 측도 정봉주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측의 공방은 거셌다. 하지만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 정봉주 전 의원이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확인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당 호텔은 사건 발생 장소다. 정봉주 전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현 상황으로선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성추행 의혹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그는 기자들을 피했다. 이날 예정된 조사 시간 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고, 조서 열람도 30분 만에 마쳤다. 포토라인 앞에 서는 게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서 열람을 빨리 마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자신의 진술 내용이 제대로 기록됐는지 확인해야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8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프레시안 기사를 오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경위를 집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신병 처리는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향후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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