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이 미네소타를 상대로 3쿼터에만 50점을 몰아넣는 괴력을 선보였다. 시리즈 3대1 리드.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대권 도전의 꿈을 안고 플레이오프를 시작한 휴스턴 로켓츠에게 미네소타와의 1라운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리즈 자체는 2대1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정규시즌에서 65승을 올리게 만든 특유의 폭발력은 발휘되지 않았다. 게임 스코어 역시 대부분 접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23일(한국시각) 열린 4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2쿼터가 끝났을 때 휴스턴과 미네소타의 점수 차는 단 1점. 원인은 2·3차전에도 부진했던 제임스 하든이었다. 처음 18분 동안 슛 8개를 시도해 모두 놓쳤을 정도로 슈팅 감각이 좋지 못했다. 유력한 MVP 후보로서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하든에게 미네소타 관중들은 욕설 섞인 야유를 보냈다.

상대팀 팬들의 거친 반응이 제임스 하든의 ‘MVP DNA’를 일깨웠을까. 3쿼터 시작과 함께 골밑 돌파와 자유투로 감을 끌어올린 하든은 이내 미네소타 골대를 향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이날 하든이 3쿼터에서만 올린 점수가 22점(야투성공률 70%). 미네소타가 해당 쿼터에서 올린 전체 득점(20득점)보다 많다. 여기에 1차전 이후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크리스 폴이 3점 슛 3개를 곁들이면서 미네소타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쿼터 시작부터 끝까지 미네소타를 압도한 휴스턴은 에릭 고든의 버저비터 3점 슛으로 한 쿼터 50득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팽팽하던 승부가 단숨에 31점차까지 벌어진 것은 물론이다. 3쿼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카메라에 잡힌 칼 앤써니 타운스의 멍한 표정은 미네소타 팬들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하든이 수차례 밝혔듯, 이날 휴스턴의 승리요인은 자신들의 장기인 3점 슛을 계속해서 시도했다는데 있었다. 성과가 시원찮다고 해서 팀의 가장 강력한 공격옵션을 포기한다면 더 나쁜 결과밖에 낼 수 없다는 단순한 논리다. 떨어진 슈팅 감각 때문에 경기가 수렁 속에 빠지는 것은 휴스턴이 정규시즌에서도 수차례 경험했던 일들이지만 그때마다 댄토니 감독과 휴스턴 선수들의 대답은 같았고, 이는 대부분 좋은 결과를 낳았다.

휴스턴은 이번 시리즈 4경기 동안 173개의 3점 슛을 시도했으며 이 중 57개를 성공시켰다. 반면 미네소타는 90개를 시도해 36개를 성공하는데 그쳤다. 휴스턴의 3점 슛 성공률이 32.9%로 미네소타(40%)보다 낮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전체 슛 성공개수가 151대 150으로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휴스턴이 21개의 3점을 더 성공시켰다는 것은 곧 그만큼의 점수 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목요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각)에 열리는 휴스턴과 미네소타의 5차전은 휴스턴의 홈에서 열린다. 3차전의 패배를 딛고 분위기를 완벽히 전환시킨 휴스턴으로선 시리즈를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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