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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집권 초 성사돼 합의 이행 유리
[2018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집권 초 성사돼 합의 이행 유리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8.04.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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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로 본 남북대화와 공동합의서 주요 내용

[시사위크|일산 프레스센터=정계성 기자] ‘남북합의’는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7·4 남북공동성명이 도출된 1972년을 시작점으로 계산하면 무려 45년의 기간이다. 일제로부터 주권을 박탈당했던 시기보다 더 긴 셈이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정권성향, 국제정세에 따라 부침을 심하게 겪으며 진전과 원점 도돌이표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남북합의의 시초는 197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 측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측 김영주 조직지도부장이 평양과 서울에서 각각 만나 회담을 진행했고, 7·4 남북공동성명이 처음 도출된다. ▲자주통일 ▲평화통일 ▲민족단결의 원칙을 표방하며 무력도발 금지와 남북관계 개선을 담은 최초의 남북합의서다. 남북이 통일을 천명했다는 점, 도발과 응징이 계속되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시켰다는 점, 북한과 대화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7·4 남북공동성명으로 시작된 남북관계 발전 방향

80년대는 7·4 남북공동성명에 따라 인도지원, 경제교류, 체육교류 등이 진행됐고 최초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다만 주목할만한 합의서나 공동선언은 없이 지나갔다. 그러다가 문민정부 시기던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가 도출된다. 남북기본합의서에는 ‘7·4 남북공동성명’을 재확인하는 한편, ‘불가침’과 ‘평화상태 전환’이라는 문구가 처음 삽입된다. 이를 기반으로 개최된 6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채택되기에 이른다.

서명도 장관급에서 총리급으로 격상됐고, 최초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정세현 전 장관에 따르면, 정상회담이 거의 성사단계까지 이르렀으나 1994년 김일성 주석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군사적 긴장감 높아졌고, 남북관계 역시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남북 정상 간의 첫 만남은 김대중 정부시절이던 2000년에 이뤄졌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고 정상급 인사가 서명한 최초의 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된다. 박지원 의원이 의원실 615호를 고집할 정도로 ‘금과옥조’로 여기는 합의서다. 우리 측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라는 통일 방법론이 처음으로 적시됐고,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구상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으로 구체화됐다.

정상간 마지막 합의문인 ‘10·4 공동선언’은 약 11년 전인 2007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나왔다. ‘통일’에 대한 언급은 당위적·궁극적 목표로 둔 채, 남북 평화번영을 초점에 둔 합의서다. 특히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규정하고 있다.

◇ 비핵화가 초점, ‘이행’만 남았다

2000년과 2007년 각각 있었던 남북 정상들의 만남 자료화면

‘10·4 공동선언’의 이 같은 정신은 문재인 정부에 그대로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항구적 평화구상’의 출발점이 사실상 ‘10·4 공동선언’과 대동소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번 ‘2018 정상회담’에서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진전된 선언문이 나오거나 남북관계의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대신 주목해서 봐야할 대목은 ‘국제정세’와 ‘속도감’이다. 남북 군사대치 해결에 대한 답은 이미 앞선 선언에서 대부분 도출된 바 있다. 그러나 남북의 합의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도 역사적으로 확인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대치, 북미대치 등 국제정세에 따라 부침이 심했고, 국내에서도 정권 중반 이후 추진되면서 ‘이행’의 동력이 크지 않았다. 이와 다르게 2018 정상회담은 정권초기에 추진된다는 점, 북한과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의 해결의지가 크다는 점이 기대감을 자아내는 요소다.

26일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에 나선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그동안의 정상회담은 집권 중반기나 후반기에 이뤄져서 합의를 이룰 기회를 많이 놓쳤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다행스럽게 한국정부의 과감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전쟁반대 등을 강하게 설파했고 북한도 집권 초기에 화답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도 기존 ‘전략적 인내’ 정책을 버리고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핵 해결 의지를 보였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굉장히 과감한 결정을 내려서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며 현 국면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