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산업은행과 GM이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한 조건부 금융지원에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초 최종 실사보고서가 나오면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댄 암만 GM 총괄사장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의 금융제공확약서 발급에 합의했다. 최종 실사보고서가 나오면 다음달 중순 전 구속력이 있는 확약서를 발급, 자금을 지원한다.

GM은 ‘뉴 머니’(신규 투자) 기준 당초 제시한 23억 달러보다 13억 달러 증액한 36억 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입한다. ‘올드 머니’까지 포함하면 총 64억 달러(약 6조9,000억원)를 지원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지분율과 GM의 장기 경영유지, 비토권 등과 연계해 ‘뉴 머니’에 총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투입한다. 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정부와 산업은행은 최소 10년 이상 한국 체류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GM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또 한국지엠의 주요 자산 처분을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비토권(거부권)도 얻어냈다. 대신 산업은행이 그간 요구했던 대주주 차등감자는 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합의는 GM측이 미국에서 진행되는 1분기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 전에 협상을 마무리 짓길 희망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를 위해 암만 사장은 한국을 방문해 이동걸 회장을 만나고 이후 국회까지 찾았다.

암만 사장은 당시 이동걸 회장을 만나 “지난 수 주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고 지난 주말 한국지엠 노사가 잠정합의를 이뤘다”면서 “중요했던 노사협상에 있어 모든 관계자들이 건설적인 방향을 취했던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GM의 협상 전제조건이었던 노사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총 67.3%의 찬성률을 기록, 최종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