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작성한 방명록 <판문점 공동취재단>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방명록에 드러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필적을 살펴본 결과, 호탕하고 호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왕성한 정신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활동가 성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글자가 흔들리는 등 다소 긴장한 부분도 나왔다.

27일 이희일 국제법과학연구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자기중심적이며 본인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며 “방명록에는 호방·호탕하고 통 큰 성격이 대체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희일 소장은 문서감정 전문가로 문자조형학 분야 권위자다.

이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왼쪽 여백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넓어지고 있는데 이는 하고자하는 목표를 정하고 일을 추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성격을 의미한다. 그런데 2행의 마지막 글자인 ‘터’의 자획이 흔들린 흔적이 나오는데, 이는 약간 흥분되거나 긴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체 방명록 공간과 비교해 글자 크기는 약간 큰 편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글자의 크기에 따라 외향적 성격과 내향적 성격을 구분할 수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외향적이면서 확장 지향적으로 판단된다. 이 소장은 “큰 계획이나 압도적인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행의 기준선이 우상향하는 것은 왕성한 활동력과 창대함을 의미하며 상단여백이 하단에 비해 좁은 것은 본인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일성 주석이 서명이나 방명록에 이 같은 필체를 사용해 ‘주체체’ 혹은 ‘백두서체’라고도 불린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의도적으로 배우거나 연습을 통해 체화됐다고 보긴 힘들다. 부모나 조상의 글씨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웠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 소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명록 글씨는 인위적인 냄새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의 필적은 본인 서체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이라며 “백두서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따로 배웠다기 보다는) 부모의 글씨를 보고 배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 소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필적에 대해 “연습을 통해 정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관련기사 : [필적학 전문가가 본 김여정 성격] “화려함 추구하는 공상가”>

아쉬운 것은 행의 기준선이 끝으로 갈수록 평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힘차고 창대하게 뻗어나가기 보다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다. ‘용두사미’ 혹은 ‘뒷심부족’의 성격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소장은 “1행보다 3행과 5행의 끝에서 하향하는 것은 처음과 마지막이 상반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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