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이 시름에 잠기고 있다. 회사가 좀처럼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까지 도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지난해 또 다시 적자전환했다.

◇ 계속되는 ‘실적 부진’… 꺾여버린 손복조 회장의 ‘포부’

토러스투자증권은 오는 7월이면 설립 만 10주년을 맞는 증권사다. 이 증권사는 자본시장에서 ‘큰 형님’으로 꼽히는 손복조 회장이 세운 곳이다. 손 회장은 ‘증권 명가’로 꼽혔던 옛 대우증권에서 주요 요직을 거쳐 2000년대 중반 사장까지 올라 활약을 했던 인사다. 사장 시절, 주춤세를 보이던 회사의 점유율을 단기간에 업계 1위로 끌어올려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출범 당시 업계에선 기대가 적지 않았다. 손 회장도 각오가 남달랐다. 글로벌 대형 증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제2의 전성기를 꿈꿨다.

하지만 출범 10년이 지난 현재, 손 회장의 포부는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출범 초기 2~3년간은 ‘금융위기’ 악재 속에서도 선방하는 듯 싶더니, 2011년부터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영업·순이익 적자를 냈다. 손 회장이 2013년 ‘연봉 0원’을 선언하며 강한 경영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좀처럼 성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듬해 실적이 반짝 흑자전환을 했지만 2015년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진 것이다.

2016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지만 획기적인 반전을 일으키진 못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동부증권 법인영업 부사장 출신인 강석호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이로 인해 손 회장은 회장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맞이한 토러스투자증권은 2016년 어렵사리 흑자전환을 했다.

◇ 1년만에 또 ‘적자전환’… 부분 자본잠식도 ‘지속’

하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지난해 8억5,33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억9,812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도 급감했다. 영업수익은 전년(516억) 대비 45.7% 줄어든 159억6,133만원을 기록했다. 2010년 영업수익으로 2,360억원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 규모는 꽤나 줄어든 실정이다.

이같은 부진은 증권업계가 지난해 호황을 거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증시 호황에 힘입어 대체적으로 호실적를 냈다. 지난해 증권사 55곳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9.6% 오른 3조8,3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 실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토러스투자증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분 자본잠식이 이어지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자본총계가 자본금에 비해 적은 일부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85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일까. 손복조 회장은 올초 금융투자협회장에 도전했지만 큰 존재감을 발휘하진 못했다. 최종 후보 3인에 오른 그는 7.7% 득표율을 얻으며 3위에 그쳤다.

한편 회사의 부진이 거듭되면서 주주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토러스투자증권은 손복조 회장이 지분 11.3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이외에 전북은행(7.89%), 행정공제회(7.89%), 대구은행(7.89%), 천신일(5.26%) 씨, 윤대식(3.95%), 윤강훈(3.95% ) 씨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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