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근로자의 날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인재영입을 놓고 '이삭줍기'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당무에 복귀한 이래 안 위원장은 지금까지 9차례의 인재영입 발표회를 가졌는데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출신 인사로 기존 정당의 공천에서 낙마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발표회를 통해 민주당 출신의 양건모 전 전국병원노조연맹위원장(서울 노원구청장 후보)과 한국당 출신의 천강정 의정부 민주평통자문위 부의장(경기 의정부시장 후보), 이근옥 도봉구의회 의장(서울 도봉구의원 후보)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과 한국당의 줄세우기 공천행태에 환멸을 느끼고, 패권정당을 떠나 바른미래당으로 바른미래를 설계하고자 오신 분들"이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3월 22일에도 한국당 소속이었던 수도권 전·현직 지방 의원 등을 포함한 민주당-한국당 당원 780여명을 영입했다.

당시 이를 놓고 민주당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을 한다지만 한국당을 탈당한 사람들을 이삭줍기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한국당은 "곰팡내가 나 뒤로 빼놨던 분들만 골라서 분리수거해 주니, 곰팡내가 없어져서 고맙다"고 비꼬기도 했다.

특히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자격당원으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탈당권유' 받은 분, 시의원하던 분을 청와대 행정관으로, 구청장 후보로 여러 차례 기회를 부여했지만 끝내 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던 차에 자신을 배려해 준 은혜를 저버리고 스스로 집을 나간 패륜아"라며 안 위원장의 영입인사가 그저 '공천탈락자'임을 부각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의 인재영입이 '이삭줍기'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은 역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천이 패거리·밀실 공천이며 경쟁력 있는 인사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반박하지만, '새인물' 영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삭줍기'라는 정치권의 관측에 대해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1등후보를 잘라내고 자격없는 사람들을 공천하고 있다"라며 "그쪽에서 자격이 안되는 사람을 공천하고 있으니 그거야말로 '이삭공천'"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당 출신의 인재영입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 한국당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대부분이다. 한국당 구성원도, 외부에서도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라며 "새로운 인재는 한국당에 영입이 안 되고, 몸담다가 도저히 안되서 탈당하고 저희와 합류하는 분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인재영입 행보를 보면 '이삭줍기'의 연장선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이는 거대양당에 비해 작은 당의 규모, 낮은 지지도 등 환경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방선거에서 거대정당의 우위 속에서 인재 고갈 문제는 신당으로서는 풀기 어려운 숙제다. '새인물'을 내세우자니 영향력이 못 미치고, 영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자니 결국 거대정당에서 '모셔오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2016년 안 위원장이 출범시켰던 국민의당은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민주당의 현역의원 컷오프를 계기로 당시 송호창·전정희 의원 등에 대한 영입을 시도했다. 그 결과 전 의원은 국민의당에 합류했으며, 송 의원은 끝내 민주당에 잔류했다. 이후에도 정호준 의원 등도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겼다.

지난해 4월에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13명의 전직 민주당 의원들이 안 위원장을 지지했고,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제자문을 맡았던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안 위원장의 경제특보로 영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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