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찬식 기자] 국회 정상화을 위한 여야 협상이 또 깨졌다.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7일 국회 정상화를 위해 ‘담판 회동’을 벌였지만 드루킹 특검 등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여당은 ‘드루킹 특검’을 추경안과 함께 처리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야당은 ‘선(先)특검 후(後)추경’을 주장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만난 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정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는 쟁점 현안 타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24일 특검-추경안 동시 처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드루킹 ‘특검 수용 불가’에서 ‘조건부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 우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특검의 명칭은 ‘드루킹의 인터넷 상 불법댓글 조작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의 임명 등에 관한 법안’으로 할 것 △특검 추천은 야당이 추천하고 여당이 비토하는 방식 등 크게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측은 “특검법 처리가 먼저”라며 맞섰다. 선(先) 특검, 후(後) 추경을 주장하며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했다. 특히 민주당이 특검 수용의 반대급부로 제시한 조건에 불만을 드러내며 무조건적인 수용을 촉구했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회동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결렬의 책임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돌리며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8일 이후 합의가 안 되면 국회 문을 닫겠다고 해서 큰 맘 먹고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추경 처리 등을 분명하게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주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협상의 자세가 있는지, 합의할 의지가 있는지 대단히 의문스러운 회동이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제 특검을 수용한다면서 무슨 요구사항이 그렇게 많나”라고 반박했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은 사실상 특검을 수용하긴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조건을 너무 많이 붙인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결렬되면서 5월 국회 정상화는 다시 안개 속에 갇히게 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내일(8일) 오후 2시를 국회 정상화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시한 전에 추가 협상이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