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의 옛 운전기사의 폭로로 시작된 조폭 연루설이 성남시 특혜설로 확대돼 선거 국면에 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악재를 만났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뜻밖의 사건에 부딪혔다. 이른바 ‘조폭 연루설’이다. 성남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가 언급됐다. 도마 위에 오른 성남 소재 무역회사 코마트레이드의 대표 이모 씨가 국제마피아 출신이고, 임원을 지낸 배모 씨가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현재 이씨는 구속 기소된 상태고, 배씨는 다른 선거 캠프에 몸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아는 바가 없다”… 채용 절차 정상적 

폭로자 최모 씨는 배씨에게 형이라 불렀다. 배씨의 동생과 친구사이다. 배씨의 소개로 은수미 후보를 알게 됐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6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은수미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월급과 차량 유지비 등을 코마트레이드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은수미 후보의 운전기사 무상지원 의혹이 조폭 연루설로 번진 셈이다. 물론 은수미 후보는 의혹을 부인했다. “최씨에게 몇 번이나 순수한 자원봉사임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 정치적 음해이자 모략이라는 게 은수미 후보의 주장이다.

하지만 은수미 후보의 말처럼 “놀라움의 연속”이 계속됐다. 최씨가 은수미 후보의 운전기사를 그만둔 뒤 4개월 만에 성남시청 시간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이어 최씨의 부인과 배씨의 동생도 성남시 산하기관에 잇따라 채용됐다. 특혜설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후보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임 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은수미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관련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산하기관 측은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복수의 언론을 종합하면, 최씨는 지난해 9월 성남시청 대중교통과 9급 공무원으로 합격했다. 2년 계약직이다. 불법주정차 현장 단속이 주된 업무로, 연봉 1,5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당시 6.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인 A씨는 올해 1월부터 성남시 산하기관 성남시청소년재단 기간제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월급은 187만원 수준이다. 이재명 후보 측은 “특혜가 있었다면 1년 계약직으로 채용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을 고발하며 정면 대응을 보였다. <뉴시스>

관건은 배씨의 동생 B씨다. 그 역시 성남시 관할의 현직 구청 직원으로 확인됐다는 게 세계일보의 보도다. 건설1과 소속으로, 지난해 7월부터 근무 중이지만 내부에선 ‘별도로 관리하는 직책’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자신을 중심으로 의혹이 형성된데 대해 당황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는 세계일보를 통해 “이씨(대표)가 주변에 운전할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 최씨를 은수미 후보에게 연결해줬을 뿐 그 이상 연관된 바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은수미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은수미 후보는 조폭연루설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고발했고, 이재명 후보는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은수미 후보의 사무실을 공식 방문하며 “음해와 가짜 뉴스가 심각하지만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캠프 측은 “문제가 된 단체 혹은 개인에게 어떠한 지원을 받은 바 없다”면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자유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에 이어 허성우·정호성 수석부대변인을 고발했다.

한편, 조폭 출신 이씨는 해외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140억원을 탈세한 혐의 등으로 1년여 동안 도망을 다니다 지난해 12월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이씨의 도주로 지원이 끊기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폭로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폭로 이유에 대해 “급여를 못 받은 것도 억울한데, 은수미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벌금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근무 중이었던 성남시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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