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 E1 신용등급 ‘AA-’→'A+' 하향 조정

구자용 E1 회장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심란한 상황을 맞이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S그룹의 계열사이자 LPG 수입업체인 E1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지난해부터 경고등이 들어오더니 결국 우울한 결과를 맞이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자회사인 LS네트웍스의 기업 가치 하락으로 E1의 재무융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이유로 E1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혹독한 체질 개선으로 지난해 깜짝 실적 반등을 이끈 구자용 회장으로서는 심란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LS네트웍스 ‘지분 가치’ 하락에 발목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8일 E1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 등급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한기평은 2016년 말 E1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환한 뒤, 그간 등급 하향 여부를 검토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정기 평가에서 등급 강등을 결정된 것이다.

발목을 잡은 것은 자회사인 LS네트웍스다. 한기평은 LS네트웍스의 보유 지분 가치 하락으로 E1의 재무융통성 약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등급조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LS네트웍스는 E1이 지분 81.79%를 보유한 자회사다. E1의 투자주식자산 중에 핵심인 이 회사는 사업 경쟁력과 재무안전성이 흔들리면서 수년간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에 E1의 보유 지분 가치 역시 떨어져왔다. 지난달 말 기준 보유 지분 가치(시가 기준)는 2,2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장부가액(6,80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평가를 담당한 이동은 한기평 연구원은 “지분 가치 하락에 따른 재무융통성 약화가 중단기 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E1의 영업실적이 개선됐지만 재무융통성 약화 저하를 만회할 수준을 아니라고 분석했다. E1은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운전자본투자과 자본적지출 증가로 잉여현금이 감소했다. 또 순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이 연구원은 “올해는 LPG 가격 경쟁력 회복과 투자 부담 감소로 E1의 재무안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체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정도로 저하된 재무 융통성을 만회하기에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E1이 LPG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갖고 있는 부분은 신용등급 전망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 체질 개선 힘썼지만 신용도 회복 험로 

E1의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해부터 우려를 사왔던 부분이다. 한기평 뿐 아니라 한국신용평가도지난해 E1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던 바 있다. 당시 한신평은 LS네트웍스 지분가치 하락과 실적가변성 증가, 저하된 수익성 등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구자용 E1 회장이 체질 개선에 고삐를 조이면서 반전의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구 회장은 2016년 LS네트웍스 경영에 복귀하며 사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벌였다. 부진했던 패션 브랜드를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E1에 대해서도 체질 개선 작업이 이뤄졌다. 동방도시가스산업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이같은 노력이 빛을 봤을까. E1과 LS네트웍스는 지난해 나란히 깜짝 실적 개선 성과를 이뤘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212억원으로 전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27억7,19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자회사가 부진을 털어내면서 E1의 실적이 개선됐다. E1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45.0% 증가한 93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86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락을 막지 못하면서 E1의 어깨는 힘이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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