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텍이 최근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감소한 여직원 급여를 수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직원 처우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직원의 급여 인상률이 남직원보다 낮아서다. 지난해 여직원의 급여 인상률은 남직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바텍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치자재 연구, 제조 기업인 바텍이 최근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전년 대비 줄어든 직원 급여를 정정한 탓이다. 앞서 본지 보도 이후 자사 사업보고서 기재 오류를 확인하고 급하게 정정공시 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인데, 사업보고서 기재 오류는 기업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투자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텍의 부주의를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없어 보인다.

◇ 바텍, 본지 보도 이후 부랴부랴 직원급여 정정 공시 

바텍은 의료기기 산업에 속하는 기업으로, ‘바텍 네트웍스’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바텍은 치과용 엑스레이 의료기기 시스템 등을 연구, 개발, 제조한다.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의 기술개발로 약 200여건의 지적재산권도 보유하고 있으며, 엑스레이 영상장비의 핵심 부품인 ‘디텍터’ 기술을 보유, 직접 생산까지 진행하는 세계 유일의 덴탈 이미징 업체다.

지난 4일 본지는 바텍은 여직원 처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바텍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고, 노창준 바텍 회장을 포함한 등기이사 4명의 보수 및 남직원의 연봉까지 올랐지만 여직원의 연봉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여직원 급여만 줄어든 ‘바텍’의 아이러니>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바텍은 지난해 연결기준 390억7,484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3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기이사 보수는 전년 대비 약 1,000만원 올랐으며, 남직원의 1인 평균 연봉 960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여직원 급여는 감소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직원들은 1인 평균 2,268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전년(2,921만원) 대비 약 653만원 감소한 규모다. 월급 기준으로 약 55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일반 직장인에게 적은 금액이 아니다.

당시 본지는 여직원 급여가 감축된 배경을 확인하고, 바텍의 입장을 듣고자 바텍 측에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 바텍 “여직원 급여 감축 아니다. 단순 오류”

그런데, 바텍은 지난 9일 돌연 사업보고서를 정정공시했다. 정정된 내용은 직원 급여에 대한 수치다.

바텍이 수정한 사업보고서 항목은 △VIII.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 중 ‘임원 및 직원의 현황’ △VIII.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 중 ‘임원의 보수’ 등이다. 정정 사유는 ‘기준 인원 등 착오에 따른 단순 오기’로 명시했다. 본지 보도 이후 해당 항목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다. 

정정된 내용에 따르면 남직원 급여는 기존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금액보다 소폭 감소하고, 여직원 급여는 소폭 증가했다. 남직원의 1인 평균 연봉은 5,752만원에서 5,279만원으로 수정됐다. 반면 여직원의 1인 평균 연봉은 2,268만원에서 3,078만원으로 변경됐다. 아울러 등기이사 보수는 2억2,196만원에서 2억2,169만원으로 바뀌며, 27만원 줄었다. 

결과적으로 바텍 등기이사 4명의 1인 평균 보수는 전년 대비 772만원 올랐으며, 남직원의 경우 1인당 488만원 증가했다. 여직원은 157만원 증가했다. 여직원 급여가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임원 및 남직원에 비해 적은 수치인 셈이다. 여직원의 급여 인상률은 남직원 급여 인상률의 3분의 1 수준이다. 

사업보고서는 상장사가 매년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제출해야 되는 자료다. 사업보고서의 오류는 자사 신뢰도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 줄 수 있어 문제로 지적되는 사안이다. 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실수 역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텍은 지난 3월 사업보고서 최초 제출 이후 두 달이 다 돼서야 보고서 수정에 나섰다. 바텍은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도 일부 항목의 기재 미흡으로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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