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의 자회사로서 4DX 사업을 영위하는 CJ 4DPLEX가 자본잠식에 빠졌다. < CJ 4DPLEX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CGV의 자회사로서 미래 먹거리인 4DX 사업을 전담하는 CJ 4DPLEX(씨제이포디플렉스). 지난해 회사 설립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CJ 4DPLEX가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연평균 50% 이상의 고속 성장이라는 성과가 무색하리 만큼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향후 CJ 4DPLEX의 순조로운 상장을 위해서라도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 매출 1,000억 시대에 가려진 자본잠식의 그늘

CGV의 자회사 CJ 4DPLEX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난 2010년 말 모태인 시뮬라인과의 물적 분할을 통해 탄생한 지 7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의 벽을 넘어섰다. 사실상 첫 사업 년도라고 볼 수 있는 2011년(매출 127억원)과 비교했을 때 780%의 매출(1,117억) 신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흑자 전환시키는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122억원의 영업이익과 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법인 설립 초창기에 50억원 내외의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과거의 흔적은 말끔히 지워진 듯한 모습이다.

CJ 4DPLEX의 이 같은 성장은 해외 시장의 선전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CJ 4DPLEX가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517개(10일 기준) 4DX관 중 해외 비중이 약 94%를 차지한다. CJ 4DPLEX의 브랜드인 4DX가 수출된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을 포함한 59개국에 이른다. 대륙으로 보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까지 CJ 4DPLEX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은 없는 상태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의 한 유력 월간지가 선정한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CJ 4DPLEX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낙양의 지가를 올리며 CGV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CJ 4DPLEX도 남모를 고민을 안고 있다. 적자의 늪에서는 완전히 발을 빼는데 성공했지만, 자본잠식이라는 또 다른 늪에서는 좀처럼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1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7년째 20~56%를 오르내리는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 힘 못 쓰는 유증‧합병… 코스피 상장 ‘까마득’

이 기간 3차례의 유상증자와 시뮬라인과의 합병으로 623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데 성공했지만, 자본잠식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자본금이 늘어남과 동시에 결손금도 증가하면서 자본금 이상의 자본을 확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비록 한때 56%까지 치솟았던 자본잠식률을 지난해 30%로 낮추기는 했지만, 이는 2016년 이뤄진 시뮬라인과의 합병으로 나타난 단기적인 효과로 분석된다.

CJ 4DPLEX의 이 같은 재무 상태는 향후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혁신기업에게도 코스닥 상장의 문을 열어주기로 했지만, 순조로운 상장을 위해서는 재무건전성을 최대한 회복시키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체급을 올려 코스피 상장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라면 자본 확충은 더욱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CGV 관계자는 “당분간 CJ 4DPLEX에 대한 상장 계획은 없다”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도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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