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홈페이지에는 사과문과 리콜 접수 안내 메시지만 띄워져 있다. <대진침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대진침대의 ‘라돈’ 검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당초 4개 모델에 이어 5개 모델에서 추가로 라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회사 측은 ‘리콜’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문제해결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해서다.

◇ ‘리콜’로 문제해결 불가능한 이유

당초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는 4개 모델로 알려졌다. △네오그린 △모젤 △벨라루체 △뉴웨스턴 등이다. 그러나 이외 모델에서도 라돈이 높게 검출됐다는 소비자 문의가 잇따르자 대진침대는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조사 결과 5개의 제품에도 방사성 물질인 토륨과 우라늄이 함유된 음이온 파이더가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단독보도한 SBS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그린헬스 1, 2 △파워그린 슬리퍼 △파워플러스 포켓 △파워트윈 포켓 등 5개다. 이로써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는 모두 9종류로, 현재까지 총 2만4,000세트가 팔린 걸로 알려진다.

‘라돈’은 폐암을 유발시키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강한 방사선을 내는 비활성 기체 원소로 호흡기를 통해 몸속에 축적되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무색·무미·무취의 기체로 호흡을 통해 내부피폭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침대(매트리스)’의 특성상 매일 이용하는데다 긴 수면시간 동안 호흡을 통해 흡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충격은 컸다.

대진침대는 7일 사과문과 함께 ‘리콜’ 조치를 발표했다. 동급의 매트리스로 교환해주겠다는 것이 핵심. 하지만 반품 및 환불이 아닌, ‘교환’은 의미가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목소리다. 이미 대진침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방증이다.

당초 4개 모델에 이어 5개 모델에서 추가로 라돈이 검출된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매트리스 교환이 답이 아니다” “건강상의 문제와 피해보상 등의 구체적인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 움직임도 보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진침대 측은 ‘리콜’ 발표 이외에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진침대 홈페이지는 사과문과 리콜 접수신청 안내가 전부다. 공지된 고객상담 전화번호는 수일째 통화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임직원이 총매진하여 소비자 보호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선 불만과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대진침대의 추락을 막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10일 “라돈 검출 논란이 있었던 침대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미만”이라고 발표했다. 원안위 측은 그러나 제품에 대한 기준이 없는 탓에 침대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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